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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 눈물의 설 합동 차례…“아직도 설명 없는 정부, 공식 사과하라”

입력 : 2023-01-22 17:16:44 수정 : 2023-01-24 22:28:24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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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희생자들이 좋아했던 음식 올리고 추모...“원래였으면 함께 고향도 가고 즐거웠을텐데”
설 명절을 맞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합동 차례에서 유가족들이 영정 앞에 절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이후 첫 명절을 맞은 유족들이 설날인 22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다. 이들은 함께 오열하며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합동차례를 지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희생자들이 생전 좋아했던 음식들을 준비해 분향소를 찾았다. 차례상에는 각종 과일과 피자, 치킨, 맥주, 콜라 등이 놓였다.

 

유가족협의회는 “모든 국민이 가족들을 찾아뵙고 인사하는 고유 명절이지만, 이태원 희생자들은 그렇지 못하는 힘든 시간으로 이렇게 분향소에 모였다”며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고 대통령 공식 사과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합동 차례는 기독교와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대 종교 관계자가 각 4분씩 의식을 진행했다.

설날인 22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합동 차례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부모들은 먼저 떠나보낸 자식들의 영정 사진 앞에서 주저앉아 오열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예년 같으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에 가서 세배도 하고, 일상을 이야기했을 시간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사고가 어떻게 나서 어떻게 대처했는지 아직도 공식적인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진실을 밝히고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북에서도 합동 차례가 진행됐다. 유족들은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 차려진 설 합동 차례에 참석해 앳된 모습의 고인 11명 영정 앞에 음식을 올렸다. 이날 영정이 모셔진 고인들은 전주 지역에 연고가 있는 희생자들이다.

 

유족들은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내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흐느꼈다.

 

이 자리에서 희생자 고(故) 김수진씨의 어머니는 “결혼을 앞두고 있던 너는 엄마의 짐을 덜어주고자 결혼 준비를 참 알뜰하게 하던 예쁜 딸이었다”며 “우리 딸이 더는 내 곁에 없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편지를 낭독했다.

 

이어 “너를 만질 수도, 만날 수도 없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짧은 너의 생이 안타깝고 못내 아쉽지만, 이제는 다 내려놓고 그곳에서 마음 편히 쉬길 바란다”며 눈물을 훔쳤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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