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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간 딸 잡고 있다”…부친 협박해 3시간 동안 4000만원 뜯어낸 보이스피싱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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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1 13:47:07 수정 : 2023-01-24 2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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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유학 보낸 피해자 A씨, 딸 번호로 걸려온 전화 받자 “어떤 남자가 내 방에 있어”라며 흐느끼는 여성 목소리 들어

남성 협박범, 전화 끊지 못하게 유도...3시간 걸쳐 3970만원 뜯어내

돈 모두 받자 “새해 복 많이 받아” 희롱하기도
피해자에게 현금을 받기 위해 다가오는 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 KBS 뉴스 영상 캡처

 

‘유학 중인 딸을 인질로 삼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4000만원 상당을 뜯어낸 전화 금융 사기(보이스피싱) 협박범 일당의 행각이 공개됐다. 

 

21일 MBC에 따르면, 16세인 딸을 캐나다로 유학보낸 A씨는 지난 13일 송파구에서 ‘강아지’로 저장된 딸의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

 

딸은 흐느끼면서 “아빠, 지금 어떤 남자가 내 방에 들어와 총을 들고 나를 위협하고 있어. 무서워”라고 호소했다.

 

이윽고 딸의 옆에있던 듯한 남성이 전화를 받아들었다. 그는 A씨에게 “돈이 목적이다”라며 전화를 끊지 않은 상태에서 현금을 찾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편의점에 들려 차량용 충전기를 구입했고, 협박범이 현금 수거책과의 접선 장소로 지정한 몽촌토성역 인근 현금 인출기에서 800만원을 인출했다.

 

협박범은 “몽촌토성역 2번출구 앞에서 기다리면 내가 보낸 애가 도착했거든? 기침 소리를 낼 거다”라며 “그 애들한테 800만원을 건네라”고 요구했다. 협박범 일당이 몽촌토성역 인근에서 A씨에게 빼앗은 돈은 1350만원이었다.

 

A씨가 “딸과 통화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협박범은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라며 거부했다. 

 

범인의 말대로 A씨의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협박범은 이번에는 고가의 금을 구입할 것을 요구했다.

 

“XX 백화점 11층에 XX금거래소가 있다”며 “거기서 신용카드로 최대 한도만큼 골드바 사줘”라고 지시했다.

 

간절한 A씨가 “딸을 안정시키게 통화 좀 하면 안되겠냐”고 하자, 범인은 “바꿔주겠다. 야 이리 와 봐”라며 한 여성과 통화를 시켰다.

 

여성이 흐느끼는 목소리로 “아빠”라고 말하자 A씨는 “걱정 마라. 아빠가 처리하고 있으니 무서워하지 말라”고 안심시키려 했다. 여성은 “무서워, 무서워”라고 조아렸다.

 

A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흐느끼는 듯 연기하는 여성 공범. KBS 뉴스 영상 캡처

 

A씨는 전화가 여전히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갓길에 차를 세우고 휴대폰을 충전시킨 채 백화점에서 920만원 상당의 금을 구입했다. 

 

자신의 요구대로 A씨가 움직이자, 협박범은 더 대담하게 요구했다. 그는 “집에 가서 부인의 카드나 다른 카드를 챙겨서 나머지 현금도 찾아라. 할 수 있는 데까지, 오케이?”라며 줄기차게 갈취를 시도했다.

 

A씨가 잠시 망설이자, 범인은 “지금 애가 몇 살이야. 이제 열여섯? 성인 안됐죠, 아직?”이라며 그의 딸을 성폭행할 수 있다는 암시까지 했다.

 

결국 A씨는 계좌에 보유중이던 1000만원과 지인에게 빌린 700만원을 각각 강남역과 삼성역에서 협박범이 지정한 흰색 잠바 차림의 수거책에게 전달했다. 

 

A씨는 이날 3시간에 걸쳐 5곳에서 3970만원을 빼앗겼다.

 

돈을 갈취한 협박범은 “오늘 수고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아. 돈 잘 쓸게”라며 “건강하고 안전한 것에 감사하고 잘 사세요”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A씨를 희롱했다. 

 

그제서야 전화를 끊은 A씨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강도 사건을 당했다며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서에서 A씨는 실제로는 아무 문제없이 지내는 딸과 통화하게 됐고, 보이스피싱임을 뒤늦게 알게돼 울분을 터뜨렸다.

 

A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보이스피싱이라고 얘기하는데도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딸과 통화가 되고나서야 알았다”면서 “우휴증이 너무 크다. 후회감과 분노가 너무 심하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경찰은 현재 A씨 딸이 이용했던 유학원의 인적 정보가 해킹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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