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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은 김해시 주먹구구식 행정 총집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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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1 08:00:00 수정 : 2023-01-20 12: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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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대대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경남 김해시의 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 사건은 한마디로 주먹구구식 김해시 행정의 총집합체로 정리된다.

 

문화재 복원 과정에서 당연히 진행해야 하는 관련 기관의 인·허가 절차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뿐더러, 문화재기능공이 아닌 단순노무 인력이 유적을 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를 관리·감독하는 감리업체도 발주처인 김해시에 제대로 보고 하지도 않았고, 김해시는 이 업무 수행 전반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고인돌로 평가받는 경남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 유적. 김해시 제공

◆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 건 감사결과…부실·소홀·미흡·부적정으로 얼룩

 

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 건은 복원정비 사업 추진 단계부터 시공·감리까지 제대로 진행된 것 없이 부실·소홀·미흡 등으로 얼룩졌다.

 

이 같은 사실은 경남도 감사위원회의 ‘김해 구산동 지석묘(고인돌) 정비사업 관련 감사보고서’에 자세히 나타나있다.

 

도 감사위는 고인돌 훼손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와 김해시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고, △문화재수리 공사감독 업무 소홀 및 감리시행 의무 위반 △공사 및 감리용역 준공검사 업무 소홀 등 여러 문제를 확인했다.

 

21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해시는 2021년 10월2일부터 29일까지 경남도의 현상변경 허가 없이 고인돌 정비공사를 단행했다.

 

김해시는 2020년 6월25일 경남도로부터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때 허가 기간은 2021년 6월30일까지였다. 이에 김해시는 재허가를 받아서 정비공사를 진행해야 했지만, 그 전에 무단으로 정비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김해시는 무허가 기간에 고인돌 묘역을 표시하는 박석(바닥에 깔린 얇고 넓적한 돌) 해체 작업을 진행하면서 애초 허가된 박석 해체 양(10~30%)을 넘어 거의 대부분의 박석을 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11일 관계자들이 공사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정비공사업체는 설계서와 다르게 시공이 됐음에도 감리업체와 김해시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감리업체도 김해시에 보고를 누락했으며, 김해시 역시 이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무허가 기간에 고인돌 묘역 내에서 기초터파기, 석축부 잡석다짐 등 작업을 진행하면서 ‘매장문화재법’에 따른 허가 없이 문화재를 훼손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서는 문화재청이 김해시를 고발했으며, 사건을 맡은 경남경찰청이 김해시청과 경남도청, 정비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비업체는 문화재수리법에 따라 박석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문화재 수리기술자(기능자)를 투입해야 하지만 단순노무 인력을 투입해 작업했다.

 

애초 사업비에는 문화재수리기술자 노무비가 산정돼 있었기에, 이에 대한 확인 및 감독이 필요했지만 감리업체와 김해시는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

 

김해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해시는 정비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준공 처리하면서 공사대금 8억5000만원을 정비공사업체에 지급했다.

 

김해시는 문화재 수리 기간 동안 감리업체로부터 분기감리보고서를 4차례 받았어야 했으나, 한 차례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별다른 후속 조치도 하지 않고 감리비 2247만원을 지급했다.

 

◆김해시·경남도 공무원 등 11명, 중징계 등 조치 요구

 

도 감사위는 감사보고서에서 “도 지정문화재 정비과정에서 행정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고인돌을 훼손한 김해시에 대한 비판 보도가 잇따르면서 김해시와 경남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해시와 경남도 소속 공무원 11명 중 2명은 중징계, 4명은 경징계, 3명은 훈계, 2명은 주의 조치하라고 각 기관에 요청했다.

 

이에 김해시는 “감사 결과를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관련 공무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남재우 창원대 사학과 교수는 “문화유산 관련 사업은 학예사의 눈을 한 번이라도 거치는 것이 이상적이고, 팀에 학예사가 있으면 한번 의논을 해보는 게 기본”이라며 “이번 사태는 팀 내 학예사와도 협업이 안 된 소통 문제, 인력 부족, 순환하는 직책자의 업무 연속성 부족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 나타난 사태”라고 꼬집었다.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은 길이 10m, 너비 4.5m, 높이 3.5m, 무게 350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고인돌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 김해시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지구 공사 중 발견됐다.

 

2020년 12월부터 16억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이 진행돼 왔는데 훼손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탄을 받았다.


김해=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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