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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교사 대화 불법 녹취한 초등학교 교사, 2심서 ‘선고유예’ 왜?

입력 : 2023-01-19 07:24:36 수정 : 2023-01-19 07: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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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직장 내 비위행위, 자신에 대한 따돌림 제보 위한 공익적 목적도 포함"

학교 교무실에서 동료 교사들 간의 대화를 불법 녹취한 초등학교 교사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선고를 유예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통신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북의 모 초등학교 A교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6개월과 자격정지 1년에 대한 선고를 유예한다고 19일 밝혔다.

 

A교사는 지난 2020년 5월 중순께 도내 모 초등학교 교무실에서 교사 6명의 대화 내용을 불법 녹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다른 교사 6명이 자신을 따돌리고 험담을 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USB 모양의 녹음기를 책상 위 연필꽂이에 설치, 이들의 대화내용을 녹취했다.

 

녹취된 대화내용에는 근무시간 내 음주행위에 대한 제보자를 A교사로 의심하고, 전북교육청의 감사에 대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근무시간 내 음주행위로 인한 전북교육청의 감사내용과 다른 교사들로부터 당한 따돌림 등을 언론사에 제보했다.

 

A씨는 법정에서 "직장 내에서 따돌림을 당해 왔고, 따돌리는 이유를 파악하고자 녹음을 했을 뿐"이라며 "이는 형법이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녹음 시점과 비위행위에 대한 교육청 감사의 진행 경과, 녹음파일이 언론사에 제보된 시점과 경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피고인이 오로지 따돌림의 이유를 파악할 목적으로만 판시와 같이 녹음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감사 절차에 관한 교사들의 대응 방안을 파악해 그들이 무거운 징계나 인사조치를 받게 할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된 대화내용은 피고인을 제보자로 의심하거나 교육청 감사에 대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룰 뿐이고, 녹음이 이루어진 공간이 사적인 공간이 아닌 교무실이었다는 점에서 대화참가자들의 사생활 침해 수준이 크게 중한 편은 아니다"면서 "피고인이 녹음파일을 언론사에 전달하기는 했지만 녹취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점, 녹음파일 전달 역시 오로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직장 내 비위행위 및 자신에 대한 따돌림을 제보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에서 유죄의 판결을 받으면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타인의 대화를 무단으로 녹음하는 행위가 금지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이 얼마나 엄중한지도 충분히 깨달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은 범행을 다시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사정이 현저하게 기대되는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인다"고 선고유예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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