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메리츠운용은 존 리 전 대표가 차명투자 의혹으로 자리를 떠난지 6개월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지난 6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 보통주 264만6000주를 인수했으며, 매각대금은 400∼500억원으로 추산된다. KCGI는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절차가 완료되는대로 잔금을 납부할 계획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이 3조원에 달하는 종합 자산운용사로 ‘동학개미운동’을 이끌었던 존 리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차명투자 의혹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후 대표 자리가 공석이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후 메리츠자산운용사 매각을 추진했는데 주주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와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부 현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한 KCGI는 경영 효율성 및 투명성 개선과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 그리고 주주 중시 경영등을 목표로 운영하는 사모펀드다. KCGI는 한진칼 등을 상대로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펼쳐왔고 최근에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
강 대표는 “메리츠자산운용과 KCGI는 투자자들과 함께 중∙장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가치투자 철학에 동의한다”며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주친화적 관점에서의 기업 지배구조 철학에 깊이 공감하며 이를 투자자 및 투자대상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KCGI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완료되는 대로 새로운 사명 공모와 공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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