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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스마트 오더’ 시장 발전·소비자 선택권 개선 논의 필요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22-12-27 10:01:16 수정 : 2022-12-27 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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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스마트 오더 도입 3년…매번 매장 방문해야 하는 소비자 불편 발생
대기업 편의점 중심의 생태계서 중소규모 제조사·수입업체 생존 쉽지않아
"배달, 제3자 수령 기능 등 추가…스타트업 위한 시장 허들 낮춰야" 제언도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도입 3년 차를 맞이하는 주류 스마트 오더는 주요한 주류 판매 방식 중 하나로 자리매김함은 물론 시장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주종을 비교 선택할 수 있어졌고, 중소 규모의 제조사 및 수입업체 역시 새로운 유통 판로를 찾으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이런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편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여전히 제한적인 주류 구매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대기업 중심의 경쟁 우위로 중소규모 제조사·수입업체 및 스타트업은 여전히 주류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주류 업계 역시 관련 논의를 활발히 하여 다양한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

 

◆온라인서 구매한 제품, 매장 방문해 수령해야 하는 소비자들 "솔직히 불편하죠"

 

현재 주류 스마트 오더는 온라인에서 성인 인증 후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제품 수령을 위해 소비자가 반드시 주류 판매 면허를 가지고 있는 소매점에 신분증을 들고 방문해야 한다. 무엇보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구입한 제품을 직접 찾으러 가야 하는 현재 상황을 매우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집 근처 주류 전문점을 통해 주류 스마트 오더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매번 수령을 위해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퇴근시간이 늦다 보니 주문하고 바로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회사 근처에서 받으려고 하니 무거워서 집 근처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미 온라인에서 성인인증을 한 만큼, 다른 배송 서비스처럼 원하는 시간에 집까지 배달이 된다면 좀 더 수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주류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주류 스마트 오더와 기존 온라인 통신 판매를 동일한 것으로 많이 오해한다며, 엄밀히 두 개의 판매 절차는 다르며 주류 스마트 오더는 주류 판매 규정에 따라 ‘주류 제조사·수입사-주류 도매-주류 소매점’을 거쳐 판매해야 하므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배달 서비스까지는 아직은 지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류 스마트 오더는 이미 판매 규정에 따라 제품의 판매 절차가 진행된 만큼, 소비자들의 편익을 고려해서 주류 소매점에서 소비자까지 배달 기능 추가를 고려해 볼만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대기업 중심 '주류 스마트 오더', 중소규모 제조사·수입업체 여전히 어려움 호소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제조사 및 수입업체 역시 주류 스마트 오더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현재 주류 스마트 오더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일부 대기업 편의점 중심으로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다. 매장 방문 수령이 전제조건이다 보니, 전국적으로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 편의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다.

 

초기 주류 스마트 오더 도입 당시 취지는 주류를 취급하는 외식업소와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주문 방식을 도입해, 서비스 확대 효과와 확보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매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가 도입되자, 방문 수령 조건 때문에 외식업소와 소상공인보다는 이미 전국 매장을 확보하고 운영하는 대기업 편의점 중심으로 서비스가 정착된 것이다.

 

이에 주류 스마트 오더를 새로운 판로로 구축하고 싶은 주류 제조사와 수입업체는 대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사업 진출이 힘들다. 

 

와인을 수입하는 소규모 A업체의 경우 “판로를 찾기 쉽지 않아 주류 스마트 오더를 고려 중이나, 편의점 기반의 주류 스마트 오더의 경우 낱 본 단위 개별 포장과 편의점 지역 물류 거점까지 배송해야 해서 소규모 업체나 저가 제품의 경우 사실상 입점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는 “음식점 중심의 주류 스마트 오더는 주류 도매상에 납품하면 되기 때문에 포장이나 추가 물류 비용이 들지 않는 강점이 있다”면서, 중소업체들이 입점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경쟁력을 가진 다양한 형태의 주류 스마트 오더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도와 업체간 경쟁을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新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 위해 다양한 수령 방식 고려해야"

 

새롭게 주류 스마트 오더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들 역시 매장 방문 수령 조건을 가장 넘기 힘든 비즈니스 장벽으로 꼽고 있다. 

 

키햐 박영욱 대표는 ”정부가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오더를 도입한 부분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편의점 기반 대기업 주류 스마트 오더에 비해 직접 지역 상권 매장을 확보해 지역을 확장해야 하는 스타트업 주류 스마트 오더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식점 중심의 주류 스마트 오더를 처음으로 선보인 데일리샷 김민욱 대표 역시 “현재 전국적으로 1200여 곳의 음식점들과 협업해서 일하고 있지만, 초기 업장들을 설득하고 같이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수령 장소를 확대하는데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주류 스마트 오더를 하고 있는 음식점 뿐만 아니라 여기에 주류를 납품하는 도매사들 역시 매출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만족도 높다. 다만 편의점 환경과 달리 소규모 음식점들의 경우 수령지로 등록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배달 혹은 제3자 픽업과 같이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수령 방법이 있다면, 소비자 편익 확대는 물론 대기업들과 경쟁에서 승부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확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주류 스마트 오더의 다양한 가능성 확대를 요청했다.

 

◆주류업계, 관련 논의 통한 새로운 합의점 모색중

 

이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니즈들이 시장에 나타나면서 최근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실 주제로 ‘음식업의 주류 배달 범위 관련 주류업단체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단회에선 주류 스마트 오더의 배달 뿐만 아니라 음식과 함께 부수적으로 배달이 가능한 주류 금액 상한선에 대해서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인터넷기업협회는 “주류 스마트 오더로 주문 시에는 가격 제한이 없으나, 배달 시에만 가격 제한(50%)을 규정하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의 다양한 소비 패턴을 고려하여 가격 제한이 아닌 용량 제한으로 규제 변경”을 제안했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역시 “가격 제한 기준이 오히려 중소기업 제품, 프리미엄 주류를 제한하는 효과로 나타나 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주류 스마트 오더를 통해 중소규모 주류회사의 제품들이 소비자에게 소개되고 판매될 판로를 열어주는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업계 내부에선 주류 배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는 “50% 상한선을 폐지하면 음식점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주류와 음식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져 외식업계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으며, 한국외식업중앙회 역시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현재 업계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수료 등의 또 다른 비용 증가 부분에 대해 걱정했다. 또한 정부와 시민단체는 청소년 음주 문제 및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류 판매 방식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

 

주류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를 분석하면, 온라인 판매가 꼭 청소년의 음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현재 배달 가능한 주류들이 오히려 저가 주류 중심이라 과음을 유도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이후 이미 시장은 비대면 소비로 변화하고 있으나 주류 시장만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시장을 침체 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이제는 시장의 우려를 수용하면서 주류 단체들이 해법을 찾아가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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