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흑인 민권운동 기폭제 사건
상·하원, 결의안 만장일치로 가결
미국 의회가 ‘린치 방지법’ 제정의 촉매 역할을 한 70년 전 인종차별 피해자들에게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연방 하원은 67년 전 발생한 흑인 소년 납치·살해 사건의 피해자 에멧 틸(당시 14세)과 작고한 그의 모친 메이미 틸모블리에게 ‘의회 황금훈장’을 추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틸은 1955년 8월 친척들이 사는 미시시피주의 한 소도시에 놀러 갔다가 백인 기혼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이유로 남편 일행에게 끌려간 지 사흘 만에 처참히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틸의 행위는 당시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적 사회 규범’ 위반으로 간주되는 것이었다.
백인 남성 2명이 틸 살해 혐의를 받았으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왔다.
장례식에서 틸의 어머니는 관 뚜껑을 열어놓고 잔혹하게 폭행당한 아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사건은 흑인 민권운동의 기폭제가 됐으며, 지금까지도 인종차별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다.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각각 2008년과 2016년 사건 재조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 초 미국 의회는 ‘에멧 틸 안티 린칭 법안’(Emmett Till Anti-Lynching Bill)으로 이름 붙인 린치 방지법을 최종 의결해 지난 3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포했다. 이 법은 형사처벌 권한이 없는 개인이나 단체가 특정인에게 임의로 가하는 사적 형벌을 인종차별이나 편견에 근거한 범죄로 규정하고, 가해자를 최대 징역 3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의회 황금훈장은 미국 의회가 1776년부터 미국 역사와 문화에 주요 공헌을 한 이들에게 수여해온 최고 훈장이다. 수상자는 조지 워싱턴(당시 장군)을 시작으로 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 미국 프로야구(MLB) 첫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등 173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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