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을 통해 새 아버지가 어린 의붓딸의 신체를 접촉한 모습이 공개된 가운데, 경찰이 해당 남성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논란 속에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오은영 박사의 방송은퇴를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혼 지옥’ 논란 관련해 “요즘 채널마다 나오는 오은영 선생님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면서 “사연 속) 재혼 가정의 엄마는 이미 아동학대로 남편을 고발한 전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 전문가인 오은영 선생님은 ‘아빠가 외로워서’라는 말까지 했다”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짜 소아정신과 의사라면 녹화를 중단하고 그 양부를 형사고발 해야 옳다. 친아빠라도 그 양부처럼 ‘몸으로 놀아주는 일’은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전 전 의원은 “끔찍한 일이다. ‘가짜 뉴스’, ‘편향된 보도’보다도 더 추악하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MBC의 ‘M번 방’ 그 문이 열린 것”이라며 “오은영 선생님은 그 불쌍한 어린아이의 처지에 왜 뜨겁게 분노하지 않고 '아동성애자'에 대해 확실하게 단죄하지 않았느냐. 완벽한 범죄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은영 선생님,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도 좋다. 그러나 오은영 선생님은 실력을 갖춘 의사”라며 “이제 MBC, M번 방은 물론, 모든 방송을 떠나 병원 진료실로 돌아가라. 쇼 닥터가 아니라 진정한 의사로 말이다”라고 방송은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입건 전 조사는 사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이 조사 단계에서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피의자 입건 등 정식 수사로 전환된다.
전북경찰청은 과거에도 해당 가정을 상대로 한 신고가 접수된 적 있다며 수사 개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혐의점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불러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19일 방송한 ‘결혼지옥’에서 한 재혼가정의 남편이 ‘가짜 주사 놀이’라며 7세 의붓딸을 껴안은 채 옆구리와 가슴 등을 간지럽히고, 주사 놓기 놀이라며 엉덩이를 찌른 부분이다. 남편은 애정 표현이라고 주장했지만, 딸은 “놔 달라. 삼촌 싫어”라며 거부했다. 오 박사는 의붓딸에게 외면받고 눈물 흘리는 남편을 향해 “외로운 사람”이라며 “가엾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을 두고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는 ‘아동 성추행’이라는 비판과 함께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제작진은 VOD 다시보기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전날 입장을 내고 “부부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아동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오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했다.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돼 오 박사와 MC들이 남편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준 것 역시 제작진 불찰”이라며 “앞으로 실제 녹화 현장 분위기를 시청자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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