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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동성결혼 합법화… 동성 결혼 가능한 나라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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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14 23:00:00 수정 : 2022-12-14 18: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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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서 동성 결혼 인정…바이든 “모두를 위한 평등”
네덜란드서 세계 처음으로 인정, 아시아 최초는 ‘대만’
한국 늘었지만 인정 안돼…법원 “결혼은 남녀간 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혼존중법’에 서명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여전히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주가 있지만 합법화된 주에서 이뤄진 동성 결혼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국가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33개국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결혼존중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결혼은 누구를 사랑하느냐 문제…그 이상 없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마당인 사우스론에서 동성 간 결혼의 효력을 전국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결혼존중법’에 서명했다.

 

결혼존중법은 연방 상원에 이어 지난 9일 하원을 통과했다. 결혼을 남녀 간의 일로 규정해 동성혼 부부에게는 결혼 관련 연방 복지 혜택을 금지한 1996년 ‘결혼보호법’을 폐지하는 대신 만들어졌다.

 

이법은 모든 주 정부가 동성혼 부부에게 결혼 허가증을 발급하도록 강제하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주에서 한 결혼이더라도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면 그 결혼을 성(性), 인종, 민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를 금지한다. 즉, 동성혼이 합법인 주에서 한 결혼을 미국 전역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2015년 연방대법원의 ‘오베르게펠 대 호지’(Obergefell v. Hodges) 판결을 통해 이미 동성혼이 합법화했다. 실질적으로는 대부분 주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있지만 남부를 중심으로 동성혼을 금지하는 법을 유지하고 있는 주가 여전히 남아있다. 만일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2015년 판결을 뒤집으면 동성혼도 낙태권처럼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고, 이에 이번 법 제정을 통해 못박아둔 것이다.

 

이날 서명식에는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낸시펠로시 하원의장 등이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결혼존중법안' 서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상원에 이어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결혼을 남녀간 일로 규정해 동성혼 부부에게 결혼 관련 연방 복지 혜택을 금지한 1996년 '결혼보호법'을 폐지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늘은 좋은 날이다. 미국이 일부가 아닌 모두를 위한 평등, 자유와 정의를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은 ‘누구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는 사람에게 충실한 것인가’라는 문제이지 그보다 복잡한 게 아니다”라며 “이 법은 모든 사람이 정부의 방해 없이 이들 질문에 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33개국서 동성 결혼 가능…한국은 불허

 

전 세계에서 동성 결혼을 처음 허용한 나라는 네덜란드다. 2000년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법이 통과됐고 2001년부터 시행됐다. 2003년에는 벨기에에서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고,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도 동성간 결혼을 허용했다. 이어 캐나다 다른 주로 동성 결혼 인정이 확산되다가 2005년부터는 전국에서 동성 결혼이 가능해졌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동성혼을 합법화한 곳은 2004년 메사추세츠주다. 이후 2008년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2011년 뉴욕 등으로 확산됐고, 2015년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사실상 대부분 지역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상황이 됐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벨기에에 이어 스페인(2005년), 노르웨이(2009년), 포르투갈(2010년) 등으로 꾸준히 확산했다. 남미에서는 2010년 아르헨티나가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이후 브라질, 우루과이 등도 동성 결혼에 문을 열었다. 낙태, 이혼, 동성애 등에 보수적이었던 카톨릭 국가 아일랜드는 2015년 세계 최초로 국민 투표를 통해 동성 결혼을 합법화 했다. 

 

보통 종교계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동성애자들도 가족 안에서 권리를 갖고 있다”며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후에도 그는 내부 반발에도 꾸준히 동성혼을 지지했다. 

미 의회 앞에서 진행된 LGBTQ 행진. AP=연합뉴스

2017년에도 핀란드, 독일, 호주 등 서구 여러 나라, 여러 지역에서 대거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내년부터는 안도라에서도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법안이 시행된다.

 

2019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한 나라가 탄생했다. 대만 헌법재판소가 “동성혼 금지는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동성 결혼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권과 이슬람권에서는 아직까지 동성 결혼이 인정되지 않는 곳이 대다수다.

 

한국에서는 2013년 김조광수 영화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공개 결혼식을 올린 뒤 결혼식을 하고 함께 사는 동성 커플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 한국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남녀간의 결합’만을 혼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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