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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0대 여성, DNA 검사로 51년 만에 가족과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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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30 07:09:01 수정 : 2022-11-30 12: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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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2개월째 보모에 유괴돼 부모와 생이별
끝내 포기하지 않은 친모… "이렇게 기쁠 수가"

미국에서 어릴 때 부모와 헤어진 50대 여성이 유전자(DNA) 검사 결과 51년 만에 가족을 되찾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최근 DNA 검사로 51년 만에 친부모를 되찾은 미국 여성 멜리사 하이스미스. BBC 화면 캡처

2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텍사스주(州) 포트워스에서 태어난 멜리사 하이스미스(53)는 생후 22개월이던 1971년 보모 탓에 부모와 생이별을 하고 말았다. 당시 보모는 멜리사의 부모에게 “잠시 아기를 집으로 데려가 돌보겠다”고 말한 뒤 멜리사를 데리고 집을 나섰고, 그 길로 영영 사라졌다. 시간이 지난 뒤에야 고의적인 유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멜리사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하고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수십년간 이렇다할 소득을 얻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멜리사는 ‘멜라니 월든’이란 엉뚱한 이름으로 불리며 성장했다. 보모는 멜리사와 함께 텍사스주를 떠나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옮겼다. 멜리사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멜리사의 친부모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경찰과 별개로 가족들이 직접 뛰며 멜리사의 행방을 좇았다. 그들의 사연이 조금씩 알려지며 여러 곳에서 제보가 들어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사람을 찾는 일도 쉬워졌다. 마침내 누군가로부터 ‘당신들이 애타게 찾는 여성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본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부모는 ‘멜라니 월든’이란 여성의 SNS 계정을 찾아내 접촉을 시도했다.

 

처음엔 자신을 겨냥한 사기꾼들이라 여겨 연락을 거부했던 멜리사는 간절한 설득이 계속되자 마음을 바꿨다. 직접 대면하는 대신 집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기관에 나란히 보내 검사를 받아보기로 동의했다. 그 결과는 ‘부모 자식 관계가 확실시된다’는 내용이었다.

 

1971년 당시 생후 22개월 된 딸 멜리사를 유괴당하고 51년간 딸을 찾아 온 친모. BBC 화면 캡처

BBC에 따르면 멜리사와 친부모는 지난 26일 첫 상봉을 했다. 멜리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멋진 느낌”이란 소감을 밝혔다. 멜리사의 친모는 “딸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떨궜다. 멜리사의 자매들은 결혼식을 다시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친부모를 찾았으니 늦게라도 그 앞에서 혼례를 치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한 가지 남은 문제는 멜리사의 유괴범인 그 보모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다. 보모는 이미 수십년 전에 멜리사와 사이가 틀어져 지금은 아주 서먹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유괴범의 개인정보나 그에 대한 수사 및 처벌 여부 등은 아직 공개된 것이 없다”고 보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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