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주요 물류거점과 항만에선 물리적 충돌 없이 집회와 행진이 진행됐다. 일부 물류기지에서는 화물차량이 거의 드나들지 않아 썰렁한 모습까지 드러냈다.

이날 오전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선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조합원 300여명이 집결해 전날과 마찬가지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장 맞은편에는 국제운수노조연맹 등의 지지 현수막이 내걸렸다. 경찰은 6개 중대 병력을 배치해 노조원들의 도로 점거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역시 컨테이너 반·출입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화물차로 북적이던 이곳에선 통행이 끊긴 채 구호 소리만 요란하게 울렸다.
현재 의왕ICD 내 차량 605대 중 가용 차량은 12대로 전체의 2%에 불과하다. 입주업체와 비조합원인 화물차 기사 등도 파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오는 28일까지 컨테이너 반·출입 업무를 최소화하기로 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의왕ICD 관계자는 “올해 목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량은 4903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였지만, 파업 첫날인 전날 반출입량은 1386TEU로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항에서도 화물 터미널의 반·출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량은 2742TEU로 파업 직전 때보다 70% 넘게 떨어졌다.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는 이번 파업에 전체 조합원 1800여명 중 80%에 가까운 1400여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다만,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한 지난 14일 이후 최대한 많은 물량을 사전에 처리해 아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노조의 선전전이 이어졌다. 부산본부는 부산항 신항과 북항 일대에서 안전운임제 법제화 등을 촉구했다. 부산신항 삼거리와 주요 거점 5곳에선 화물연대 조합원 200여명이 자유발언 등에 나섰고, 감만·신선대 부두에서도 조합원 250여명이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인천본부 조합원들은 연수구 인천 신항 선광·한진 컨테이너터미널과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에서 화물 운송 노동자들에게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평택·당진항 동부두 앞에서도 화물연대 조합원 200여명이 모여 집회를 벌였다. 일부 조합원은 부두에 드나드는 차량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대전본부는 대전 대덕우체국 앞, 충남 당진 현대글로비스, 천안 대한송유관공사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경남본부 조합원 70여명은 전날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한 마산 가포신항에 머무르며 파업 동참을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직 물리적인 출동이나 화물연대 조합원의 경찰 연행 사례는 없다. 다만, 향후 비조합원 차량의 부두 진입 저지 등이 예상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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