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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전 고흥 앞바다서 실종된 옹기운반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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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5 09:47:05 수정 : 2022-11-25 09: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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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전 전남 고흥군 앞바다에서 실종된 옹기운반선이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남 고흥 앞바다에서 실종된 옹기운반선 선체 잔해에 실려 있던 근대 제작된 청화글씨가 쓰여진 백자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고흥군 해역에서 실시한 수중문화재 신고해역 탐사에서 최초로 침몰 옹기운반선 한 척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고흥군 도양읍 소록화도 해역에서 조개를 캐던 중 유물이 있는 것 같다는 잠수사의 신고를 받고 지난 8월 해당 유역에 대한 탐사를 실시해 침몰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수심 약 7m 해저에 있던 이 침몰선에는 독, 장병, 뚜껑 등 다양한 종류의 옹기들이 선체 잔해에 실린 상태로 확인됐다.

 

강진군 칠량면 봉황옹기마을에서 옹기의 명맥을 이어온 국가무형문화재 정윤석 옹기장은 “이 침몰선은 봉황옹기마을에서 제작된 옹기를 운반하던 중 소록화도 해역에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함께 실려 있던 백자발의 제작형식으로 보아 침몰 시기는 1950년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1950년대에 고흥군 해역에서 발생한 봉황옹기마을 주민의 해난 사고는 현재 2건으로 전해진다. 1950년대 초반 마을 주민 3명이 여수로 옹기를 팔러 항해하던 중 거금도 인근에서 실종된 사건과 1954년에 고흥 녹동 앞바다에서 옹기운반선이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선원들은 모두 실종되고 한 점의 유류품도 찾지 못했다. 

 

겹겹이 포개져 선적돼 있는 옹기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번 발견으로 근대 옹기 연구와 해상 유통방식 등을 밝혀줄 수 있는 실증 자료를 확보한 동시에 실종 사고 유족들에게 70년간 확인할 수 없었던 가족의 자취를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금도 해난사고 실종자의 유족인 박종채(73) 씨는 이번 침몰선 발견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남긴 건 군대에서 찍은 사진 한 장 밖에 없다. 아버지가 가지고 갔던 옷가지라도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향후 옹기운반선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유족들과 협의해 사고로 희생되었을 선원들을 위한 진혼제도 올릴 예정이다.


목포=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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