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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의인문정원] 기후재난을 견디고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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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5 22:38:52 수정 : 2022-11-25 22: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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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지구 생물 멸종론까지 대두
위기 실감 못해… 저탄소 실천 부족

이것은 우리가 거주하는 행성에 대한 우울한 소식이다. 지구가 나날이 더워지고 있다는 것, 지구 생물의 멸종 시각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 오늘의 극단적인 기후변화는 인류와 지구의 종말을 알리며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이라는 것이다. 한 과학자는 2050년을 지목한다. 그 시점에서 우리가 초자연적 존재에게 기도하고 탄원하더라도 결국 지구는 생물의 거주가 불가능한 한계에 이르고 만다는 것이다. 더 암울한 소식은 기후과학자 97%가 이 지구 생물 멸종론에 동의한다는 사실이다.

지구의 기후의 심상치 않은 변화 기미를 알아차리고 ‘기후위기’니 ‘기후재난’이니 하는 말이 나온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후재난은 저 멀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사태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문제, 다시 말해 코앞에 닥친 전 지구적 위기라는 점이다. 이 비상사태를 경고하는 빨간불이 들어온 뒤 정치 지도자들이 모여 ‘파리기후협약’을 맺는데, 그 골자는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자는 내용이다. 한 마디로 지구 대멸종의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려는 결단의 표출이었던 거다.

장석주 시인

파리협약에 관해 알아야 할 ‘불편한 진실’은 이것이 거의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를 되돌리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여’를 다하더라도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덜 쓰기, 쓰레기 배출을 적게 하기,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다시 쓰기, 불필요한 포장재 줄이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동물성 제품을 덜 쓰기, 육식 식단을 채식 식단으로 바꾸기, 더 많은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기 따위는 다 지구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의식이 깨인 개인이 ‘탄소 연료 소비사회에서 살아가는 윤리’를 나날의 삶에서 엄격하게 실천한다 해도 이것으론 부족하다.

그 가능성의 희박함에도 만일 인류가 파리협약의 목표에 도달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떨까? 통제 불능의 기후변화를 늦춘다 하더라도 그린란드 국토 대부분을 뒤덮고 있는 얼음은 다 녹고,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3분의 1이 사라질 것이다. 그 결과로 거듭되는 혹서, 홍수, 가뭄 따위로 사망률이 치솟고, 1억4300만명이 넘는 기후 난민이 발생하며, 지구에 서식하는 동물 종의 절반과 식물 종의 60%가 절멸의 위기를 맞는다고 한다.

만인의 문제는 그 누구의 문제도 아니라고 한다. 기후위기는 만인의 위기다.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사태라는 점은 여러 지표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바이지만 우리는 그 위기를 실감하지 못한다. 기후위기는 과학자와 각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겠지. 그토록 심각한 전 지구적 위기를 두고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리가 없지. 우리는 자신의 기대수명에는 관심을 갖지만 만인의 위기에는 무관심하다. 만인의 위기가 개인의 실감이 되기 어려운 이유는 전적으로 우리 안의 무지와 무감각, ‘무관심 편향’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면 저지대 도시들이 물에 잠길 것이다. 더 많은 초강력 태풍, 해일, 열대 사이클론, 폭우, 가뭄으로 지구 생태계는 심한 몸살을 앓는다. 기후 난민은 제 삶의 터전을 버리고 여기저기 떠돌 것이다. 인류는 어떻게 이 기후위기를 넘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스티븐 호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거의 알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생태계를 건설할 수단을 찾아내야 할 것이며, 수많은 사람과 동물, 식물, 균류, 박테리아, 곤충을 어떻게 나를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 기후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에겐 뾰족한 선택지가 없을뿐더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이 모든 사실을 다 알아차린다 해도 실천 의지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후위기에 대처할 시간이 있을까? 우리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과연 미래의 기후위기에서 우리의 아들과 딸들을 구할 수 있을까?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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