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대장동 일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간 유착·뇌물 의혹 수사로 포위망을 서서히 좁혀온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직접수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대장동 수사팀이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제보자를 소환 조사한 것은 이 대표 본격 수사의 신호탄이란 평가다.
검찰은 이 대표와 가족 등에 대한 계좌 추적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대적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멀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뉴스1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 경기도청 전 비서실 직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대표 자택에 보관돼 있었다는 억대 현금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김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배모씨가 이 대표 자택을 오가며 현금과 계좌 관련 개인업무로 현금 1억~2억원가량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이 대표 측에 흘러들어간 돈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A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에 민주당 공보국을 통해 "지난해 6월28일 대선 경선을 위한 선거기탁금, 경선사무실 임차 등 2억7000여 만원의 처리를 위해 당시 보유하던 현금을 평소 거래하던 도청 농협 계좌에 입금했다"며 "이와 같은 예금 변동 사실을 포함한 해당 현금 보유사실은 2020년, 2021년 재산신고해 공직자재산신고서에 명시돼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검찰은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영장 및 공소장에 '천화동인 1호'가 거둔 수익 절반이 '시장실 몫'이라고 적시했다. 정 실장과 김 전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3인이 제반비용을 제외한 428억원을 약속받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이 김만배씨 명의로 차명소유된 이 지분을 이 대표 측에 전달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실제로 이 돈이 건네지진 않았지만, 약속된 '몫'을 빌미로 이 대표 측이 대장동 일당에게 돈을 요구했다고 본다.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는 출소 후 이같은 주장을 법정 안팎에서 공개적으로 내놓으며 검찰 수사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전 부원장에게 건네진 8억4700만원은 이 대표의 대선경선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요구해 받은 돈의 일부라는 진술도 검찰이 확보한 상태다.
남 변호사는 지난 21일 공판에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자금 명목으로 최소 4억원의 현금을 이 대표측에 전달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측 사이에 금품이 오갔고, 그 돈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또는 대선경선자금 명목이었다는 진술이 나온 만큼 검찰은 이 대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불법자금이 이 대표 또는 선거캠프에 흘러들어갔는지, 이를 이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확인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 수사에 대해 "당연히 필요하다"며 "수사팀은 일체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이 대표 수사를 공식화했다.
반면 이 대표와 야당은 검찰의 이 대표 수사 예고에 강력히 반발한다. A씨 소환으로 본격수사 예고탄을 쏘자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은 돈이라는 검찰의 의혹제기는 성립 불가능하고 이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 직접수사가 본격화 수순에 접어들면 검찰 지휘부가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성남지청 등에서 각각 진행돼온 수사들 간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사팀을 일원화하거나 적극 공조체제로 전환해 자금 흐름 추적 등 각 사건 수사의 공통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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