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업 업황 BSI 75… 1P↓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
내수 부진·주택 경기 둔화 여파
비제조업은 21개월 만에 ‘최저’
전경련 “기업 금융 상황 악화
금리인상 속도조절 필요” 주장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의 여파로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약 2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75로, 10월(76)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20년 12월(75) 이후 1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산업의 BSI는 지난 7월 80에서 8월 81로 올랐지만,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지수화한 수치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체감 경기는 나아졌지만 비제조업이 악화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7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글로벌 여행수요가 회복돼 항공유 수요 증가로 석유정제·코크스(85)가 한 달 새 12포인트 급등했다. 화학물질·제품(65)은 신소재 분야 확대 등 수익성 다변화에 따른 업황 개선으로, 전기장비(90)는 계절적 수요가 늘면서 각각 11포인트씩 뛰었다.
반면 11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72)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도·소매업(75)이 내수 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한 달 새 5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경기 둔화와 유동성 악화로 건설업(64)이 4포인트 하락했고, 건설경기 부진에 장비임대 수요가 줄면서 사업지원·임대서비스(77)도 7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비제조업 기업들은 모두 경영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가장 많이 꼽았고 △원자재 가격 상승 △인력난·인건비 상승 △내수 부진 △자금 부족 △환율 등이 뒤를 이었다.
다음달 업황에 대한 전망 BSI지수도 2포인트 하락한 74로 나타났다. 제조업(69)에서 4포인트, 비제조업(77)에서 1포인트 떨어졌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11월 경제심리지수(ESI)는 10월보다 4.1포인트 하락한 91.4를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현재 기업들의 금융상황 등을 고려하면 급격한 금리 인상은 불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경련은 이날 발표한 ‘물가·경제펀더멘털 주요국 비교를 위한 통화정책 방향성 검토’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높은 실질기준금리 △우수한 대외신인도와 지급 능력에 따른 높은 자본유출 방어력 △악화하고 있는 국내기업의 금융 상황 등의 근거를 들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비금융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15.2%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101.3%)보다 13.9%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통계가 있는 19개 국가 중 3번째로 빠른 속도다. 부채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DSR(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도 한국은 비금융기업 기준 2019년 말 38.3%에서 올해 1분기 39.7%로 1.4%포인트 올라 부채 상환 여력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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