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돼 행복합니다. (3년 전) 마지막 한국 방문 때 서울의 분위기와 느낌을 즐겼던 기억이 너무 훌륭했어요. 특히 한국 관객들의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명문 교향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첫 내한공연 지휘를 맡게 된 크리스티안 틸레만(63)은 이번 공연을 기획한 마스트미디어 측과 사전 인터뷰에서 3년 만의 한국 방문을 반겼다. 팬데믹 발발 직전인 2019년 11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했던 틸레만은 오는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과 30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내한 무대 지휘봉을 잡는다. 이 악단을 30년째 이끄는 음악감독 다니엘 바렌보임(80)이 건강 문제로 내한을 못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대타로 지휘대에 서는 것이지만 국내 클래식 팬들은 바렌보임 못지 않은 명성을 자랑하는 틸레만에게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뮌헨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를 거쳐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틸레만은 지난달 초 바렌보임을 대신해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 반지’를 지휘하기도 했다. 2013년부터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예술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틸레만은 “바렌보임이 자신을 대신해 이번 투어에 함께 할 수 있을지 부탁하면서 내한하게 됐다”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한국에 함께 가는 것이 무척 기쁘다”고 3년 만의 내한 소감을 밝혔다.
1548년 창단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1570년 궁정악단으로 창단돼 멘델스존(1809∼1847, 독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 〃), 푸르트벵글러(1886∼1954, 〃), 카라얀(1908∼1989, 오스트리아) 등 클래식 음악사의 핵심 인물들이 이끌어 온 유서 깊은 악단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선 오케스트라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브람스(1833∼1897, 독일) 교향곡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28일엔 브람스 교향곡 1·2번을, 30일엔 3·4번을 들려준다. 바렌보임이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렸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대표 레퍼토리다.
틸레만은 “브람스 4개의 교향곡을 한꺼번에 연주하는 투어라는 것 자체가 매우 귀한 기회다. 네 곡을 한 줄로 세워놓고 브람스의 생각을 만나보는 건 늘 좋은 일”이라며 “브람스가 4개의 교향곡밖에 작곡하지 않았지만, 이 네 작품 모두가 완벽한 소리로 훌륭하게 빚어져 있다. 오케스트라와 작업하기에 완벽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로서도 좋은 기회다. 다른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전곡을 작업해 본적은 있지만,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는 처음이라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라며 “한국 관객들도 브람스 교향곡 하나하나를 연이어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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