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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패션 업체 부후, 직원 인종차별·열악한 근로환경 등 문제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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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3 11:31:40 수정 : 2022-11-23 11: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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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하나 없는 창고…32도 더위 속에서 격무
위장 취업한 기자 “지속적 감시 등으로 피폐”

영국 패션 브랜드 부후의 비인간적인 노동 조건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20년 부후는 노동 환경 문제가 제기된 뒤 개선하겠다고 했으나 최근 영국 더타임스 기자가 창고 직에 위장 취업해 실태를 살펴본 결과 인종차별 뒤 문제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부후의 창구직 노동자들이 32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냉방은커녕 창문도 없는 곳에서 일일 11시간 격무를 하고 있다고 고발 보도했다. 부후에서 창구직 노동자는 2교대로 12시간씩 일하며 30분씩 총 1시간의 휴식 시간이 무급으로 주어진다. 시급은 11파운드(약 1만7600원)이며, 고객이 주문한 제품 재고를 창고에서 고르는 업무를 한다.

 

해당 보도를 위해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주 번리에 있는 부후의 창고에서 지난 8~9월 한 달간 위장 취업한 더타임스 기자 톰 볼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체중이 많이 줄고, 불면 증상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단순히 육체노동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지속적인 감시, 조직적인 불의 등이 영향을 미쳐 노동의 해로움이 총망라된 것 같다”고 했다.

 

볼은 자신이 일한 창고 기온이 32도였으며 창문 하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작업장 온도에 관해 법적 제한은 없지만, 영국 내 최대 노동조합 중 한 곳인 GMB은 최대 25도를 유지하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볼은 폭염이 극심했던 작년에는 작업장에서 쓰러지는 노동자도 있었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했다.

 

열악한 근로 조건에 더해 관리자들은 직원들은 비인간적으로 대우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표적인 문제가 인종차별이었는데 파키스탄 출신 노동자는 창고의 가장 더운 지역에서 일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백인 직원은 비교적 시원한 지역에서 일하곤 했다.

 

노동자들은 창고에서 일하면서 GPS가 달린 팔찌를 차고 감시를 받았다. 관리자들이 이들의 동선을 모니터링했고, 직원들은 화장실에서 몇 분을 보내는지까지 기록됐다. 볼은 11시간 근무 동안 창고에서 최대 13마일(20km)을 이동한 날도 있었다고 밝혔다.

 

부후는 연 매출액 20억파운드(3조2000억원)에 달하는 영국 패션 브랜드 업체로 2020년 저임금 등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주가가 이틀 사이 33%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자 부후는 친환경과 윤리 경영을 약속한 바 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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