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라스트 댄스(마지막 춤)’를 꿈꾸며 2022 카타르월드컵에 임한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PSG)가 첫 경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예상 밖의 역전패를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메시는 담담히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대 2로 역전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카메라 앞에 선 메시는 “축구에선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오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고 남은 2경기를 편하게 임하고 싶었는데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참여한 4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에 실패한 메시는 이날 자신의 마지막이 될 월드컵 첫 경기에서 전반 10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메시가 월드컵 20번째 경기에서 터트린 7번째 골이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프사이드에 걸려 추가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친 아르헨티나는 후반 3분과 8분 연속해서 두 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메시는 남은 시간 계속해서 사우디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경기는 끝내 아르헨티나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10여분의 추가시간 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메시는 허탈한 듯 고개를 숙였다. 라커룸으로 통하는 터널로 향하는 메시는 축 처진 모습이었다.
충격적인 아르헨티나의 역전패에 선수들이 취재진과 만나는 믹스트존도 북새통을 이뤘다. 월드컵 사상 92년 만에 아르헨티나에 역전패를 안긴 사우디 선수들은 환한 미소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지만 사우디 선수들이 모두 나가고 1시간이 더 지나도록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시간30여분이 지나서야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하나둘 믹스트존에 나타났고, 약 2시간이 돼서야 메시가 가장 마지막으로 나타나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 섰다.

이날 사우디에 당한 역전패를 축구에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이변이라고 표현했지만, 메시의 표정은 어두웠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27일 멕시코와의 경기에 이어 다음 달 1일 폴란드와 경기하며 조별리그를 이어간다. 이날 아르헨티나가 조 최약체로 평가받던 사우디에 예상 밖의 패배를 하면서 16강 진출 계획도 꼬였다. 월드컵 우승을 향한 메시의 한을 풀기 위한 여정도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메시는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두 경기가 남았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남은 두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며 “(사우디전이) 힘든 경기였지만 이제는 잊고 남은 두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