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97곳 증가 … 서울대 10년째 1위
LG사이언스파크·KT목동 뒤이어
백화점·병원 등서 사용량 많아
市 “온실가스 총량제로 절감 유도”
서울대가 10년 연속 서울 시내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시설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에도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시내 주요 대형건물의 에너지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로 나타났다. 백화점, 병원 등에서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량은 데이터센터(IDC)가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 소재 316개 에너지다소비건물(아파트를 제외한 연간 에너지 사용량 2000TOE(석유환산톤) 이상인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해 5만3318TOE를 사용해 전체 1위를 기록했다. 1TOE는 석유 1t의 발열량으로, 1000만㎉에 해당한다. 서울대는 2012년 이후 10년 연속 서울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한 시설에 이름을 올렸다.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전력 소비량을 관리하고, 고효율설비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해 노력했으나 전년 대비 사용량이 2543TOE 증가했다. 서울대에 이어 LG사이언스파크(EAST), KT목동IDC 1·2, LG 가산IDC 순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대는 건물만 180여개이고 연면적도 넓어 에너지 사용량이 많이 집계됐다”며 “지난해 사용량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학생들이 정상 등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건물은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IDC가 차지했다. IDC의 단위면적당 사용량은 에너지다소비건물 평균(0.069TOE)보다 5.6배 높은 0.386TOE로 조사됐다.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IDC 수요가 급증한 데다 일정한 온도로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특성상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분야별 에너지다소비건물은 백화점 45개, 병원 30개 순으로 많았다.
2017∼2020년 서울시의 에너지 총사용량은 11.8% 줄어든 반면, 에너지다소비건물의 평균 에너지 사용량은 2017년 평균 5810TOE에서 지난해 6250TOE로 오히려 7.6%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에너지다소비건물 총 316개 중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97개가 전년 대비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했다. 197개 건물에서 증가한 에너지 사용량은 총 9만393TOE였다. 증가량이 많은 상위 10개소는 파크원 타워, KT목동IDC2, LG사이언스파크 동측부지, 서울대 등이었다. 대부분 건물 입주율 상승, 이용객 증가, 설비 증설 등의 사유로 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년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건물 106개에선 총 1만9924TOE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설비를 이전한 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와 공실률이 증가한 더케이트윈타워는 외부 요인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했다. 롯데정보통신과 LG사이언스파크 등은 고효율 냉난방설비 전환 및 재생에너지 사용 등 건물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내년에 중앙정부로부터 건물 에너지 효율 관리 권한이 이양된다”며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등을 통해 대형건물의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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