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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문소리 등 연기파 스타 산실 극단 ‘차이무’ 3년 전 해단…연극 ‘광부화가들’로 다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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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2 11:39:07 수정 : 2022-11-22 11: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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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강신일·문소리·유오성·이성민·전혜진 등 연기파 스타 배우들의 산실로 대학로 대표 극단 중 하나였던 ‘차이무’가 팬데믹 사태 직전인 2019년 해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출가 이상우(71)가 극단 ‘연우무대’에서 나와 배우 문성근과 함께 1995년 창단한 지 24년 만이다. 

 

지난 18일 서울 성북구의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 현장에서 만난 이상우 연출은 “(내부적으로 극단이) ‘오래되면 안 된다’ 해서 3년 전 코로나 직전에 외부에 안 알리고 조용히 해단했다”며 “이번 공연은 (동창회처럼) 차이무에서 함께 했던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서울 성북구의 한 연습실에서 열리 연극 ‘광부화가들’ 출연진이 연습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골든에이지컴퍼니 제공

한국 현대 연극을 대표하던 연우무대 창립(1977년) 멤버이기도 한 이 연출은 과거 차이무 창단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창단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연우무대를 나와 밥벌이 하러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중 제 사무실에 송강호, 유오성 등 밥 먹을 돈도 없는 가난한 배우들이 눌러앉아 한 달 동안 술만 마셔댔어요. ‘이러다가 다들 망가지겠다. 이 친구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자’란 생각에 1995년 7월 차이무를 창단했죠. 문성근과 제가 1000만원씩 내서 첫 공연 ‘플레이 랜드’를 올렸어요.” 

 

차이무는 ‘차원이동무대선’의 줄임말로, 관객이라는 승객을 태워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해 새 관점에서 세상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이후 ‘비언소’, ‘늘근 도둑 이야기’, ‘거기’, ‘평화씨’, ‘양덕원 이야기’ 등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풍자와 해학, 따뜻한 유머를 잃지 않은 작품들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창단 이듬해 이상우 대표 겸 예술감독이 대본을 쓰고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박광정이 연출한 ‘비언소’는 대학로 소극장 공연인데도 석 달 동안 관객 2만여명을 동원하며 최고 흥행작이 됐다. 당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박원상, 송강호, 오지혜, 이대연, 최덕문이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으로 신생 극단 차이무는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극단이 됐다. 송강호 등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들도 차이무에서 다진 연극 정신과 기본기를 바탕으로 무대뿐 아니라 영화·방송 매체를 오가며 줄줄이 스타가 됐다. 

 

10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연극 ‘광부화가들’은 해단 후 차이무 식구들이 오랜 만에 뭉치는 자리다. 연습실 분위기가 생동감 넘치고 화기애애한 이유다. 차이무 20주년 당시 “극단이 영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오래갔으면 좋겠다”고 한 이 연출의 소감대로다.

연극 ‘광부화가들’ 연출을 맡은 이상우 연출가. 골든에이지컴퍼니 제공

‘광부화가들’은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감상 수업을 통해 화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잘 알려진 영국의 극작가 리 홀의 작품으로 2007년 영국에서 초연됐다.

 

번역을 비롯해 국내 초연(2010년)·재연(2013년) 무대를 올렸던 이 연출이 다시 연출을 맡았고, 강신일·문소리·박원상·이대연·정석용·송선미 등이 출연한다. 대부분 초연이나 재연 무대에 나왔던 배우다.  로버트 라이언 역의 이대연은 “차이무 멤버들이 동창회처럼 다시 모여서 연극을 하니까 즐겁고 재밌다. (서로) 보기만 해도 웃음 나와 좋다. 예술에 대한 얘기를 하는 작품이라 연극하는 입장에서 공감가고 새겨들을 만한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 연출은 “문소리·강신일 배우를 빼고 모두 새로운 역할을 맡았는데, 기존의 선입견을 없애려는 의도도 있다”며 “특히 더블 캐스트로 정해진 팀이 아니라 배우들을 섞어 공연한다. 그래서 연출도 세 명이고 자료 조사도 더 많이 하면서 대본을 다듬었다”며 “힘들었지만 더 재밌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 달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개막.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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