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늑장 대응한 혐의로 입건 돼 13시간 조사를 받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구급·구조 활동에 몰두하느라 제가 2단계를 발령하지 못해서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대신 했다”고 21일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41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출석해 13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오후 25분쯤 귀가한 최 서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응 2단계는 제가 안 걸어도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휘팀장의 판단 대응, 1단계 발령하고 2단계 발령하는 그 순간 팀장과 제가 내린 발령 그리고 본부장이 내린 발령은 판단이 적절했다고 보고 그렇게 조사관한테도 전달했다”고 했다.
참사 당일 밤 최 서장은 오후 10시 43분에 현장지휘팀장에게 지시해 관할 소방서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1단계를 발령했고 2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내렸는데 특수본은 1단계 발령이 내려진 뒤 2단계 조치까지 약 30분간 공백이 미흡한 초동대응이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참사 당시 소방 순찰조 3명이 근무 장소를 지키지 않아 책임관으로서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엔 “해밀톤호텔 앞에서 고정 근무를 했어도 인파가 너무 많아 골목길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공동대응은 용산소방서 관할이 아니라 서울소방종합센터 관할이라 저희는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국민과 유족에 남길 말이 있느냐‘는 질문엔 “희생된 분들과 유족에게 소방서장으로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그 부분을 고민 중이고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최 서장은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에 응하지 않고 참사 발생 직후에는 소방대응단계 발령을 지연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도 이날 오전 8시45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약 11시간 조사받은 뒤 귀가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