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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은 왜 추가 기소 위험 무릅쓰고 ‘이재명 측에 여러 차례 금품 건넸다’ 증언했을까

입력 : 2022-11-22 06:31:17 수정 : 2022-11-22 09: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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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법정서 자백성 증언으로 뇌물 공여·정치자금법 위반 추가 기소될 가능성
사업·선거자금 대준 정도로 역할 축소 시도?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로비 의혹 사건으로 구속됐던 민간 사업자인 남욱 변호사(사진 앞줄 왼쪽에서 세번재)씨가 재판에서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속기한 만료로 21일 석방된 첫날부터 "사실을 말하겠다"며 이 대표에게 불리한 언급을 쏟아냈다.

 

남씨는 과거 유력한 대통령선가 후보였던 이 대표의 입지가 두려워 털어놓지 못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의 유·불리를 따진 계산적인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씨가 기소된 공소사실의 핵심은 대장동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공공의 이익을 가로챘다는 배임 혐의다. 검찰은 남씨가 사업을 추진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651억5000만원+α’의 재산상 이득을 취하고, 공사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앞선 수사팀은 이러한 범죄 행위를 벌인 주동자가 남씨를 비롯한 '대장동팀'이라고 봤다. 특히 그중에서도 남씨와 유 전 본부장, 대장동 사업 수익 4040억원 중 가장 많은 약 1208억원을 배당받은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주범에 가깝다고 보고 구속기소했다.

 

언론에 자주 쓰이는 표현인 '대장동 일당'도 통상 이들 3명을 일컫는다.

 

남씨는 그러나 21일 재판에서 대장동 개발 수익에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지분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2015년부터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실제 배당이 시작된 시기에도 민간 사업자들의 보통주 가운데 24.5%가량은 이 대표 측 지분으로 정해져 있었다는 게 남씨의 주장이다.

 

반대로 자신은 사업이 진행될수록 '대장동팀' 내 발언권과 역할이 줄어들었으며, 실제 사업 지분도 ‘45%→35%→25%’로 점점 줄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남씨의 주장은 대장동 개발의 결정권을 쥐고 위험 없이 큰 이득을 챙겨간 ‘진짜 몸통’을 이 대표의 측근과 유 전 본부장, 김씨로 몰아세우고, 자신의 역할은 사업자금이나 선거자금을 대 준 정도로 축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남씨는 실제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사안은 자신의 혐의 사실과 관련이 없는데도 이를 상세하게 법정에서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안 4호를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향후 공소장 변경이나 추가 기소 상황에서 자신의 책임을 줄이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 양형에 영향을 미쳐 선고 형량을 낮추려는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남씨는 ‘이 대표 측에 여러 차례 금품을 건넸다’는 주장도 새로 내놨다.

 

그는 재판에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했던 이 대표 측에 최소 4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와 2021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이 대표 측에 선거자금 명목의 뒷돈을 전달했다는 주장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남씨의 이러한 진술이 먼저 '폭로전'의 포문을 연 유 전 본부장의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장동팀'과 이 대표 측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유 전 본부장이 여러 차례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진술하고, 이에 기반한 검찰 수사가 성과를 거두면서 남씨 역시 그동안 감춰둔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백성 증언으로 인해 남씨의 공소사실에는 뇌물 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남씨는 이미 김용 부원장에게 8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 8일 추가 기소됐었다.

 

남씨가 일부 진술에서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유 전 본부장의 요구에 응해 돈을 마련·제공하는 수동적 역할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이런 추가 기소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남씨는 자신이 회삿돈을 횡령해 투자금으로 둔갑시켜 정민용 변호사에게 35억원을 뇌물로 건넸다는 혐의는 여전히 "투자금이 맞다"며 부인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 지원사업으로 추천하겠다'며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말해 투자했다는 게 남씨의 주장이다. 정 변호사는 공사에서 유 전 본부장 밑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한 바 있다.

 

정치적 지형의 변화도 남씨의 폭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씨는 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 측 관련 진술을 하지 않은 이유로 "선거(대선)도 있었고, 겁도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이 대표가 유력 대선후보였던 상황에서, 이 대표의 측근들에 대해 불리하게 진술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하고, 대장동 사건 외에도 '쌍방울 사건', '성남 FC 사건' 등으로 이 대표나 측근들이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진술 번복에 심적 부담을 덜 느꼈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권이 교체되고, 검찰의 수사망이 곳곳에서 이 대표를 향해 좁혀들어오면서 남씨도 심경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검찰로선) 수사 성과가 다른 수사의 물꼬를 터주는 일종의 '선순환'이 나타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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