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분, 김만배에게 들어
2015년 2월부터 알았다”
李 성남시장 재선자금 전달
도지사 선거도 돈 유입 시사
“2015년 2월부터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성남) 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가 21일 석방 뒤 첫 재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작심한 듯 이같이 폭로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민간 지분과 이 대표 간 관련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남 변호사까지 폭로전에 가세하면서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남 변호사가 말한 2015년 2월은 민간 사업자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대장동 사업 공모 지침서를 성남도개공이 공고한 때다. 대장동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던 때부터 이 대표 측 지분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의미라서 파장이 예상된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재판에서 이 대표 측 지분이 있었다는 취지로 처음 주장했는데, 이날 발언은 그때보다 한층 구체화된 것이다.
또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자금으로 “이 시장 측에 최소 4억원 이상을 전달했다”면서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압수수색영장에 담긴 것으로 알려진 내용을 재차 확인했다.

남 변호사는 특히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2018년에도 정 실장을 통해 대장동 일당의 불법 선거 자금이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당시 김만배가 ‘도지사 선거에 돈을 줬다’고 직접 말하진 않았으나 그런 뉘앙스였다”며 “도지사 선거 이후에 나온 얘기”라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또 2013년 대장동 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뇌물 3억5200만원과 관련해 “유동규가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 형님들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는 말을 나중에 했다”면서 “(높은 분은) 정진상, 김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접대한 유흥주점 비용을 대신 낸 점을 인정하면서 “(두 사람이) 성남에서 실세였기 때문에 당연히 지급하는 게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당시 정 실장은 성남시 정책비서관,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원이었다.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의 진술이 쏟아지면서 성남시장 시절 이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 불법 선거 자금 의혹,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남 변호사의 진술이 궤변이라는 입장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남 변호사가 재판에서 말도 되지 않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놨다”며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윤석열 검찰 특유의 조작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실장은 이날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심문은 2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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