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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와 독일 등 유럽 축구대표팀 주장들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무지개 빛깔의 하트가 그려진 완장을 차고 뛰었다. 차별에 반대하고 성 소수자와 연대하는 의미가 담겼다. 카타르 인권 침해를 비판해온 유럽 7개 나라 축구팀 주장들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 무지개 완장을 차겠다고 선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치적 메시지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착용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상 처음 중동에서 열린 월드컵이 ‘무지개 월드컵’으로 불릴 조짐이다.

그동안 카타르는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며 월드컵을 준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파키스탄·네팔·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온 노동자 6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월드컵 경기장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 이들은 일주일에 70시간이나 혹사당하며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카타르 평균임금의 2%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FIFA는 이런 인권 침해를 애써 외면하고 묵인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 어떤 나라도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 북한이 대회를 열길 바란다면 내가 제일 먼저 북한으로 가겠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외국인 노동자 인권이나 동성애 차별 등의 문제로 개최국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일자 카타르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16일 유엔 제3위원회에서 채택됐다. 그가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안다면 이런 경솔한 발언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화려한 개막식 행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반면 개막식이 열린 알바이트 경기장 밖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협소한 도로 탓에 차들이 뒤엉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금주의 나라에서 술집을 찾아 떠도는 이들이 속출했다. 월드컵 개최국 첫경기 무패 기록도 깨졌다. 그보다 더 아쉬움을 남긴 건 잔칫상을 차린 카타르 국민들의 속 좁은 매너였다. 카타르는 월드컵에 천문학적 액수인 308조원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돈으로 세계인의 감동을 사기에는 아무래도 함량 미달인 것 같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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