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외화예금 81억5000만弗↑
증가 폭은 2017년 이후 최대치
원·달러 환율 14.4원 급등 마감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달러화예금을 중심으로 한 달 새 82억달러가량 늘었다.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업이 수출입 결제 대금을 달러로 쌓아두고, 매도 시기를 늦추면서 달러 예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4원 이상 오르며 1350원대에서 마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976억5000만달러로 9월 말보다 81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2개월 연속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은 2017년 10월(96억2000만달러) 이후 최대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이다.
특히 달러화예금 잔액이 지난달 말 기준 848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7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엔화예금과 위안화예금 잔액은 각각 4억3000만달러와 3000만달러 늘어났다. 다만 유로화예금 잔액은 3000만달러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예금의 경우 수출입 결제대금 예치 및 현물환 매도 지연 등 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엔화예금은 일부 증권사의 증권대차거래에 따른 담보금 예치, 기업의 현물환 순매수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833억8000만달러)이 78억2000만달러, 개인예금(142억7000만달러)은 3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885억9000만달러)이 66억6000만달러, 외은지점(90억6000만달러)이 14억9000만달러 각각 늘어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4원이나 오르며 1354.7원에 마감됐다. 11월 무역수지 적자 예상 소식에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 국면이 원화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은 것도 달러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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