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입대, 백마고지 전투 전사
22일 귀환 행사… 딸 “마음 벅차”
올해 여름철 강원 철원군 일대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백마고지 경사면 개인호 속에서 머리와 가슴을 숙인 모습으로 발견된 참전용사는 고 편귀만 하사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육군 5사단이 올해 7월 백마고지에서 발굴한 전사자의 유해를 1952년 27세 나이로 참전했던 편귀만 하사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고인은 국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백마고지 전투(1952년 10월 6∼15일)에 참전했다. 백마고지 전투는 주요 전선 확보를 위해 국군 9사단과 중공군 간에 7차례나 고지 주인이 바뀔 정도로 격렬하게 전개됐다. 9사단은 12차례 공방전 끝에 고지를 확보했지만, 고인은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육군 5사단이 지난 7월 경사면에서 작은 뼛조각을 발견하면서 처음 확인됐고 이후 대대적 발굴에서 개인호 속에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숙인 채 다리를 구부려 앉아 있는 모습의 편 하사가 나타났다. 철모와 M1 소총 등 유품 91점이 발굴됐으며 특히 함께 나온 만년필에서 편 하사 이름이 식별돼 신원이 확인됐다.
편 하사는 전남 나주에서 5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농사를 짓다가 1948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배우자 태중에서 막내딸이 자라고 있던 1952년 6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9사단에 배치됐고, 끝내 막내딸 출생은 보지 못한 채 전사했다. 고인 신원을 확인했다는 소식에 딸 편성숙씨는 “간절히 찾았는데 살아서 돌아오시는 기분”이라며 “자식으로서 할 도리를 다한 것 같아 마음이 벅차다”고 말했다.
편귀만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22일 경기 오산시 보훈회관에서 진행된다. 행사는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설명, ‘호국의 얼 함’ 전달식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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