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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파격 소통’에서 ‘불통’으로…여론 평가는 ‘부정적’ [이슈+]

, 이슈팀

입력 : 2022-11-22 06:00:00 수정 : 2022-11-22 06: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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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도어스테핑 중단 책임 MBC에 돌려
대선 기간 불편했던 YTN·TBS도 줄줄이 ‘압박’
與 “당연한 결과”, 野 “불통 정치…독재적 발상”
국정 긍정 평가 1.2%p 하락…언론 때리기 영향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실은 21일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잠정 중단을 공지하며 이같이 이유를 밝혔다. 사흘 전 MBC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 뒤 대통령 비서관과 충돌한 것을 저격한 것이다. 도어스테핑 중단 원인을 MBC에 돌리는 동시에 불편한 질문은 하지 않겠다는 언론계의 약속 없이는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 출범 초기 ‘언론 프렌들리(친화)’를 내세우며 도어스테핑을 전격 도입했던 윤석열 정부는 최근 들어 언론에 날을 세우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MBC뿐만 아니라 YTN, TBS 등을 거론하며 국민들로 하여금 해당 언론사를 ‘조작·왜곡 언론’으로 낙인찍고, 지분 매각과 예산 지원 중단 등 수단을 동원해 언론 압박을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로 갈등 폭발

 

MBC와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어긋났다. MBC는 지난해 10월 윤 후보 장모의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경기도가 감사한 결과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당시 양평군수였고, 지금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사업시한 연장은 실무자에게 위임한 사항으로 자신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는 “(MBC는)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의원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며 윤 후보가 관여된 것처럼 허위 보도했다”면서 “MBC가 선거에 부정하게 개입하려 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 힘 의원들은 대선 당시 “MBC가 이재명 후보에 유리하고 윤석열 후보에 불리한 보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편한 감정은 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속되다가 지난 9월 윤 대통령 순방 보도로 폭발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 후 자리를 떠나면서 했던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MBC가 해당 영상을 보도하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는데,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했다”면서 MBC에 ‘허위·날조 보도’를 했다고 공격한 것이다.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의 주장이 너무나도 첨예한 데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 결국 이 사안은 ‘열린 결말’로 정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이번 G20 회의 순방에서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면서 갈등의 불씨에 부채질을 했고, MBC 기자와 대통령실 이기장 홍보기획비서관의 충돌,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이어지면서 사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당은 MBC가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이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이르게 한 원인이라며 대통령실 조처를 옹호하고 있지만, 야당은 대통령실이 언론 탓을 하며 ‘좀스러운 대응’을 하고 있다며 맞섰다.

 

◆YTN·TBS 운명은?

 

연일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MBC이지만, YTN과 TBS는 이미 회사의 운명이 갈림길에 놓인 상황이다.

 

YTN은 대선 기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생활 의혹을 보도하면서 윤 캠프와 불편한 관계가 됐다. YTN은 지분의 31%를 공기업인 한전KDN과 마사회가 보유하고 있어 준공영방송으로 분류된다. 최근 정부가 공기업·공공기관 혁신 차원에서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YNT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YTN의 민영화는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이에 대해 박성중 국민의힘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는 “지난 대선 동안 YTN 변상욱 앵커의 ‘뉴스가 있는 저녁’,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등이 굉장히 정파성이 깊었다. 이재명 캠프와 다름 없었다”면서 “공영방송으로의 사회적 공기인 YTN을 무참히 짓밟는 지경까지 만든 당사자는 민노총 언론노조”고 주장했다.

 

서울시의회는 최근 서울시가 지원하는 교통방송 TBS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TBS는 ‘노골적 친문 성향’으로 불려온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방송하는 곳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의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TBS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김어준 씨는 전형적인 음모론자이자 선동가”라며 “이런 사람을 뉴스진행자로 발탁했다는 사실 자체가 방송으로서 자격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등 안건을 다루는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의회의 '방청 불허' 방침에 따라 입장이 막힌 TBS 구성원들이 생중계되는 본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정부와 여당의 언론 흔들기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에 대해 “권위적인 발상이고 좀스러운 대응”이라며 “불편한 질문을 거부하는 것은 닫힌 불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과의 벽을 허물고 야당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참으로 점입가경”이라며 “무능한 실정의 책임을 언론과 야당 탓으로 돌리는 파렴치한 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국민의 귀와 눈을 틀어막으려고 하는 독재적 발상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당 회의에서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영원히 소통하지 않겠다는 엄포는 기가 찰 노릇이다. 언론과 국민 사이에 벽을 세우려 한다면 대통령은 국민 불신이라는 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이기주 MBC 기자(오른쪽)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끝난 후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여론은 부정 평가…지지율 또 하락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한 주간 국내외 외교무대를 바쁘게 오갔지만 ‘언론 때리기’로 인한 부정 평가가 더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4~18일 전국 성인남녀 251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긍정평가)가 33.4%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63.8%로 전주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간 차이는 30.4%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잘 모름’은 2.8%였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전주대비 4.5%포인트 상승)과 인천 경기(1.4%포인트 상승)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보수 성향이 짙은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서 부정평가가 65.3%로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와 40대만 소폭 상승했다. 30대에서는 전주대비 4.0%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전주대비 2.6%포인트 , 중도층에서 1.6%포인트 하락했다. 보수층에서는 2.0%포인트 상승했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일간 지표는 지난 11일 34.4%로 마감한 후 15일에는 34.3%, 16일에는 33.1%, 17일에는 33.1%, 18일에는 32%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왼쪽)가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과 환담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위원은 “이번 주간 조사는 아세안·G20정상회의,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회담, 네덜란드·스페인 총리 회담 등 윤 대통령의 국내외를 오간 일련의 ‘외교랠리’에 대한 평가라 해도 무방할 수준이었으나 이런 외교 행보가  지지율 상승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문가들의 외교 행보에 대한 호평과 경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순방 전부터 있었던 MBC탑승배제 등 여야 공방 논란이 상승세를 이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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