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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시대 상징’ 도어스테핑 중단한 대통령실 “취지 살릴 방안 마련해야 재개 검토”

입력 : 2022-11-22 05:00:00 수정 : 2022-11-22 1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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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선 尹 도어스테핑에 임하는 MBC 출입 기자 질문·태도 문제 삼아
관계자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 두고 볼 수 없지 않은가. 건설적인 방안 논의해야"
이기주 MBC 기자(오른쪽)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끝난 후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은 21일 '용산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윤 대통령의 혁신적 결정으로 늘 평가받아온 도어스테핑을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중단시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스1에 따르면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8시54분쯤 기자단 공지를 통해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도어스테핑 시간을 6분 앞두고 도어스테핑 중단을 통보한 것이다.

 

대변인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상황을 일컫는다. 그중에서도 이기정 비서관과 MBC 출입 기자의 언쟁이 아닌, 도어스테핑에 임하는 이 기자의 질문과 태도가 문제였다고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당시 MBC 기자는 윤 대통령에게 전용기 내부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 2명과 따로 면담한 사실을 지적했고, 윤 대통령은 "개인적인 일이었다”며 “취재에 응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해당 기자는 "공적인 공간이었는데요"라고 재차 지적했고, 윤 대통령은 시선을 피하며 "다른 질문 없으신가"라고 피했다.

 

이어 다른 언론사 기자가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배제를 언급하며 '선택적 언론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묻자 윤 대통령은 "우리 국가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 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등을 돌려 들어가려고 하자 MBC 기자는 "MBC가 뭐를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냐"고 외쳤다. 윤 대통령은 그대로 집무실로 올라갔고, 현장에 있던 이 비서관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약 2분간 고성과 언쟁이 오갔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MBC기자가 "질문이 아니라 정치 행위를 한 것", "도어스테핑을 사유화", "대통령을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선 피의자 대하듯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MBC가 윤석열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인 데다 전용기 탑승 배제에 따른 감정적인 대응을 도어스테핑에서 표출했다는 문제 의식이다. 또 이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팔짱을 낀 채 도어스테핑에 임했다는 것도 비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도어스테핑은 국정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이번 정부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개혁'이다. 취지를 살려서 좋은 선례로 만들려면 기자들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18일부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는 힘들어졌다는 게 대통령실 내부 인식이다.

 

한 관계자는 "다음 도어스테핑에 피켓이라도 들고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도 했다.

 

대변인실이 이날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도 이같은 문제 의식이 깔려있다.

 

한 관계자는 "도어스테핑이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참모들도, 기자들도 건설적인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관건은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 재개 전제 조건으로 내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이다.

 

대통령실과 기자단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도출할 때까지 도어스테핑은 재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더 나아가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직접 소통 등 다른 소통 수단을 찾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대통령실은 기자단 자체에서 '자정 작용'을 통해 건설적인 방안을 강구하기를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이 먼저 나서서 어떤 대책을 '통보'하기보다는 도어스테핑 중단이 전체 출입 기자단의 취재에 영향을 미치게 된 만큼 기자단이 자율적으로 대안을 도출해 대통령실과 논의 테이블에 앉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해당 기자의 출입 정지 및 출입기자 교체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용기 탑승 배제부터 이어진 '언론관' 논쟁이 뒤따르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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