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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무 김치’ 대신 ‘총각김치’가 표준어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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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1 10:50:21 수정 : 2022-11-21 1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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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김홍렬 겸임교수, 총각김치 명칭의 유래 추적
“여성 월간지 ‘여원’(女苑) 1959년 11월호에서 유래”
총각김치. 게티이미지뱅크

 

총각무(알타리무)와 무청을 이용해 담근 김치인 ‘총각김치’. 김치의 한 종류로 무와 무청을 같이 먹을 수 있어 영양상 매우 좋다고 알려졌다. 

 

총각김치는 원래 ‘넝쿨김치’나 ‘알타리무 김치’ 등으로 불렸지만, 어느새 총각김치가 원래 명칭을 대신하는 표준어로 자리 잡게 됐다. 언제부터 일까?

 

넝쿨김치‧알타리무 김치 등으로 불리던 김치가 총각김치로 불리게 된 것은 1959년 11월 김장철에 여성 월간지 ‘여원’(女苑)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왔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청주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김홍렬 겸임교수는 ‘‘총각김치’ 명칭의 시작과 확산, 그리고 보편화 과정 고찰: 음식문화 콘텐츠 관점을 연계하여‘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총각김치의 명칭이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어지고, 확산·보편화해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추적 조사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총각김치라는 명칭은 처음에는 김치 재료인 무의 생김새를 빗댄 ‘총각의 성기를 닮은 김치’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서 도덕적인 비난을 고려한 순화과정을 거쳐 ‘총각의 머리 모양을 한 무로 담근 김치’로 통용됐다.

 

김 교수는 “성적(性的) 의미를 담은 은어였던 총각김치는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싱싱하고, 이해심 많고, 똑똑하고, 외국까지 다녀온, 돈 많은 남성’ 즉 최고의 신랑감이란 이미지로 포장됐다”며 “실제론 본능적 욕구를 자극하는 뜻을 가진 유쾌한 은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수 현미의 노래 가사에 담기면서 자연스럽게 ‘총각김치’란 말이 일상 용어화됐고, 마침내 1988년엔 총각김치가 알타리무와 알타리무 김치란 원래 명칭을 대신하는 표준어로 자리 잡게 됐다.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생명력을 잃고 그에 대응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면 한자어 계열의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사정 원칙에 근거해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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