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악천후를 뚫고서 아기를 위해 제주 마라도까지 분유를 수송해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1시 5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로부터 기상 악화로 인해 생후 4개월 아기에게 먹일 분유가 바닥났다는 신고가 해경 화순파출소에 접수됐다.

A씨는 당일 오전 여객선을 이용해 본섬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여객선이 결항되자 어선을 타고 마라도를 출발했다.
하지만 약 3m 높이의 너울성 파도로 어선 운항이 불가능해 마라도로 회항했다. 아기의 건강상 이유로 대체음식이나 일반분유는 불가하고 반드시 지정된 유기농 분유를 먹여야만 하는 특수한 사정을 설명하며 해경에 이송을 요청했다.
또한, 구입하고자 하는 분유는 인근 일반마트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분유로, 대형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확인한 해경은 해당 분유를 사서 마라도까지 직접 수송키로 했다.
해경은 약 20㎞ 떨어진 대형마트까지 가서 분유를 산 뒤 오후 3시 47분쯤 연안 구조정을 통해 높은 파도를 뚫고 마라도에 분유를 전달했다.
A씨는 “궂은 날씨에 해상으로의 이동이 힘들었을 텐데 분유를 전달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당시 해상에는 파도에 의한 선체 충격으로 인해 연안구조정의 에어컨이 탈락할 만큼 거센 너울성 파도가 일고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파도가 워낙 거세 이동이 험난했지만, 파출소로 복귀해 선착장 인근 낚시객들이 감사의 표시로 전해준 음료수를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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