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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희 WWF코리아 사무총장 “생물다양성 회복 중요… 구체적 목표부터 세워야”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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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1 06:00:00 수정 : 2022-11-20 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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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가능한 생태용량 지속 감소
에너지 비용 비싸면 아끼게 될 것
파리협정처럼 합의된 목표 없어
12월 加서 COP15 회의… 논의 첫발
동물위주 분석 식물로 확대 노력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난항을 겪던 끝에 20일(현지시간) 새벽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 등을 담은 결정문이 당사국 합의로 극적으로 채택되면서 폐막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커다란 공감대 아래 각국이 매년 총회에서 이같이 머리를 맞대고 그 방법과 기술을 고민해오고 있다.

 

생물다양성 분야에도 당사국총회가 있다. 오는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다. 이 자리에서 각국은 생물다양성 실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 등을 논의한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할 때 이정표처럼 언급되는 합의가 2015년 맺은 ‘파리협정‘이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모든 국가가 참여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도로, 가능하면 1.5도로 억제한다는 합의문을 채택했다.

 

홍윤희 세계자연기금 한국지부(WWF코리아) 사무총장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는 12월 시작될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세계에 100여개 지부를 두고 생물다양성 개선 및 지속가능한 사회 형성을 위해 활동하는 세계자연기금(WWF)은 이번 생물다양성 COP15가 파리협정 같은 하나의 합의된 목표를 마련할 수 있는 첫발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홍윤희 WWF코리아 사무총장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는 파리협정의 1.5도같은 합의된 목표가 없어서 이것부터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물다양성은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처럼 비교·평가가 편리한 지표가 없다. 전 지구를 대상으로 육지, 해양, 담수 등 측정하는 영역과 범주가 워낙 다양한 탓이다. WWF는 2020년 자연손실 수준과 비교해 2030년 이보다 회복된 상태, 2050년에는 완벽히 회복된 상태를 지향한다. 그러나 완벽한 회복의 정의부터 COP15부터 이후 회의를 통해 구체화가 필요하다. 

 

다만 생물다양성을 간접적으로 평가할 지표가 전혀 없지는 않다. WWF는 격년마다 발표하는 지구생명보고서를 통해 런던동물학회(ZSL)와 공동으로 지구생명지수(LPI)를 발표한다. 전 세계 대표 생물종을 대표하는 개체군을 추려 생물다양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수치로 표현했다.

 

생태발자국이란 개념도 있다. 자연에서 쓸 수 있는 자원에 비해 인위적 활동으로 한 사람이 자연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토지면적으로 따진다. 글로벌 풋프린트 네트워크가 해마다 모니터해서 발표하는데,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생태용량 대비 생태발자국이 8배에 달한다.

 

홍 사무총장은 “우리가 바다, 농경지, 산림 등에서 제공받는 생태용량과 자연을 이용해 생산하고 수입해 인구당 소비하는 양을 따져보면 인당 쓸 수 있는 생태용량이 계속 줄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 사회가 해외의존도가 높고 지속가능하지 않단 뜻”이라고 말했다.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는 ‘생태용량이 왜 줄어드는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홍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그는 “가격체계가 잘못됐다”며 “생태용량에 그에 맞는 가치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에너지 비용이 비싸면 무조건 아끼려 할 겁니다. 그런데 지불 가능한 범위거나 자연처럼 공짜로 써왔다면 보호한다거나 아낀다는 인식이 부족합니다. 현재 경제시스템은 ‘외부효과’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비용을 계산할 때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깨끗한 공기, 하수로 배출되기 전 오염도 0이었던 물을 사용한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어요. 에너지 취약계층이나 산업군을 지원하는 보조금은 많아도 생태용량을 보호한다는 개념으로 운영되는 보조금은 없어요. 우리 경제시스템에 외부효과를 제대로 포함시킬 가격체계가 있다면 생태용량을 보호하는 다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번 COP27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방문해 주목받기도 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강행해온 아마존 개발을 룰라가 중단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다. 홍 사무총장은 “현 정권이 아마존 벌목으로 생기는 소득, 개간하고 가축을 키울 때 예상되는 소득 대비 열대우림 보호로 얻는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발로 생기는 이득 대비 발생하는 리스크 어떻게 같이 놓고 경제적으로 평가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땅의 가치란 그곳에서 계속 살아온 사람과 개발자가 보는 가치가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개발을 해서 생기는 경제적 이득과 손실, 원 토지를 보호해 지킬 수 있는 이득과 손실을 모두 경제시스템 안에서 책정해야 장기적으로 아마존 같은 지역을 지킬 지속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생물다양성 회복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된다.

 

“결국 생태용량은 흡수, 생태발자국은 배출입니다. 흡수원인 이탄지 같은 자연을 훼손시키면 이는 더 이상 흡수원이 아니라 오히려 배출원이 돼버립니다. 각 분야 전환만큼 흡수원 보호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산림같은 흡수원을 복원, 조성한다고 할 때 단일종으로 접근하는 일은 위험합니다. 단일 수종으로 심을 경우 나무전염병으로 나무가 죽어 회복탄력성이 떨어지고 이 숲을 서식지로 삼는 생물다양성도 훼손될 수 있습니다. 좋은 의도여도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요.”

 

WWF는 생태계 건강성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평가 대상 지역을 넓히고 현재 척추생물 중심으로 보는 생물종도 확대할 계획이다. 홍 사무총장은 “이번 지구생명보고서에서 2020년 보고서에 비해 더 넓은 지역의 자료를 확보했고 모델링도 고도화했다“며 “다음 보고서에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포함하고, 동물 위주인 생물종 분석도 식물까지 확대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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