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폭증에 31년 만에 추가
숫자 1 뒤에 0이 30개 달린 10의 30제곱은 퀘타(quetta), 10의 27제곱은 론나(ronna) 등 새로운 단위 표현 4종이 도입됐다.
국제도량형국(BIPM)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7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새로운 국제단위(SI) 접두어 4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퀘타, 론나와 함께 소수점 아래 30번째 자리는 퀙토(quecto), 27번째 자리는 론토(ronto)라는 이름이 붙었다. CGPM은 세계 각 정부 대표가 4년마다 모여 측정과 단위 문제를 결정하는 행사다.
단위 표현 추가는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이뤄졌다. 영국 국립물리연구소(NPL)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기존에 쓰던 가장 큰 단위(요타·10의 24제곱)로 모자라는 상황이 몇 년 안에 올 것으로 전망된다. NPL의 측정 담당 부문 책임자인 리처드 브라운은 “최근 30년간 데이터 세계는 지수함수적으로 확장됐고, 데이터 과학자들은 기존 단어로는 이 정도 규모의 저장량을 표현할 말이 없어질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에 저장된 디지털 데이터 분량은 2025년쯤 0.175 요타바이트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호주 RMIT 대학 올리버 존스 교수(환경화학과)는 “세계 공통으로 쓰이는 표준 접두어는 우리가 뜻하는 바를 말로 표현하고 이해할 때 도움을 준다”고 했다. 10의 30제곱을 ‘100만 요타’라고 쓸 수도 있지만, 접두어를 이용한 별도 표현이 있으면 더 간편하다는 것이다.
이번 CGPM 폐막일에 공식 채택된 단위는 축약 시에 각각 Q(퀘타), R(론나), r(론토), q(퀙토)로 쓰인다. 이에 따라 지구의 질량은 6론나그램(Rg), 목성의 질량은 1.9퀘타그램(Qg), 전자의 질량은 1론토그램(rg)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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