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누비며 마음 껏 풀 뜯어 먹어
초지 황폐화 막기 위해 윤환방목
백화점·유기농 온라인서 큰 인기
전북 정읍시 북면 억덕배기에 자리한 다움농장은 한우 방목생태농장으로서 축산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4만9500㎡의 넓은 방목초지에서 280여 마리 소들이 맘껏 풀을 뜯어 먹으면서 자란다. 소 한 마리당 면적이 337㎡나 된다. 농장 입구에 자리한 조사료포는 방목지의 7배가 넘는 규모로 이탈리안 라이그래스, 톨페스큐, 켄터키블루그래스 등 방목 동물용 풀이 사시사철 넘쳐난다.

목초를 먹고 자라는 이곳 소들은 비좁은 우사에서 수십 마리씩 꼼짝없이 갇혀 곡물 사료로 사육되는 일반 축사 소와 달리 한눈에 봐도 건강미를 발산한다. 깔끔한 빛깔에 골격이 크고 몸매가 탄탄하다. 활동량이 많다 보니 마블링이 적어 식감은 조금 질기게 느낄 수 있으나,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해 백화점과 유기농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움농장은 20일 자유방목형 한우농가로는 전국 최초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돼지·닭·오리농장 등에 대해 국가에서 인증하고 해당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다움농장은 방목장 수질과 토양 검사를 국가 공인기관에서 검증받고 울타리, 차양 시설 등을 설치해 한우농장의 동물복지 향상을 이뤄내 것으로 평가됐다. 이로써 이곳은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방목생태 축산농장’ 지정을 시작으로 2019년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 지난해 ‘무항생제 축산물’, ‘안전관리인증(HACCP)’인증에 이어 또 한 번 선진축산의 위상을 높였다.
다움농장은 20여년 전 현 손영수(43) 대표 부모가 한우 60여 마리의 작은 축사로 축산 경영을 하던 중 손 대표가 2017년 귀농해 이어받아 보기 드문 ‘방목 한우 생산농장’으로 차별화했다. 손 대표는 “처음엔 땅만 있으면 소에게 풀을 먹이고 자유롭게 초지를 다니게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며 “특히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기가 어려워 허가 등 많은 행정 처리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환경규제로 방목이 쉽지 않았고, 축분을 이용한 초지 조성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읍지역 내 공군부대가 이전하면서 생긴 부지를 구해 지금의 농장을 일궜다. 사육은 자유로운 방목과 풀사료 위주의 급여로 하고 있으며, 사육 비육 기간에만 배합사료와 혼합급여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소들이 풀을 뜯고 뛰노는 방목초지의 황폐화를 막고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7개 구역으로 나눠 윤환방목을 진행하고 있다.
손 대표는 “사람과 동물 모두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건강한 먹거리가 중요하다”며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동물복지 농장에 걸맞게 동물이 마음껏 뛰어놀고 풀을 뜯게 하고 질병, 위생, 방역 등을 꼼꼼하게 관리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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