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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신형 ICBM 발사 ‘핵무력 행보’에 딸 데려간 이유

입력 : 2022-11-20 05:00:00 수정 : 2022-11-20 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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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비서 자녀 공개는 처음
전문가 "국가 핵무력 강화 노선 이어갈 자녀 지목된 것"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가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 발사를 지휘했다고 19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김 총비서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ICBM 발사장에는 김 총비서의 딸(오른쪽)도 동행했다. 북한이 김 총비서의 자녀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전격적으로 최고지도자의 자녀를 공개하는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북한은 1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화성-17형)' 시험발사 지도 사실을 보도하면서 김 총비서 딸의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뉴스1에 따르면 신문은 “김 총비서가 공화국 핵무력 강화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되는 역사적 중요 전략무기시험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나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서 하얀색 점퍼를 입은 김 총비서의 딸은 아버지의 손은 잡고 발사 전 과정을 참관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 앞에서 전혀 긴장한 모습 없이 밝은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발사 현장에는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는데, 딸로 지목된 소녀의 모습은 별다른 의심의 여지없이 김 총비서와 리 여사의 모습을 꼭 빼닮아 눈길을 끌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자녀는 북한의 후계 및 권력구도와 직결되는 인물로, 북한은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권력 구도와 확정되기 전에는 자녀들의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주석은 1942년생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1980년 노동당 6차 대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 국방위원장 역시 1984년생인 김 총비서를 2010년 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북한의 조치는 상당히 파격적이고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김 총비서 내외는 슬하에 세 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 명의 딸과 한 명의 아들은 둔 것으로 전해졌는데, 구체적인 신상 명세나 이들의 출생 순서는 각종 '설'만 무성하고 정확하게 확인된 바는 없다. 이번에 공개된 딸이 '첫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역시 단언하기 어렵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직계 가족은 '백두혈통'으로 불린다. 또 북한은 백두혈통의 남성에게만 최고 권력을 이양해왔다. 때문에 이번에 공개된 딸이 김 총비서의 자리를 물려받는 인물이 되기는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후계 및 권력구도와 직결되는 '1호 가족'의 모습을 공개하는 데는 '선명한 정치적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를 두고는 김 총비서가 자신의 딸을 '국가핵무력'의 위력을 과시하는 ICBM 시험발사라는 군사 행보에 동행시키겠다는 결심을 한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해서 북한이 최근 '핵이 곧 국체'라는 주장과 언급을 내놓을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역시 백두혈통으로 북한의 대외 사안을 총괄하는 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8월 담화에서 핵을 "우리의 국체"라고 묘사했다. 처음 등장한 이 언급에서 '국체'의 의미가 정확하게 파악되진 않았다.

 

이후 9월9일 '핵무력 정책'의 법제화와 관련한 김 총비서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국체'의 의미는 보다 선명하게 표출됐다. 김 총비서가 당시 연설에서 "핵무력은 곧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고 영원한 존엄"이라고 표현하면서다.

 

특히 북한은 법제화한 핵무력 정책에서 "공화국 핵무력은 국무위원장(김정은)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다"거나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와 관련된 모든 결정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하며 '국체'의 결정권이 김 총비서에게 있음을 명시했다.

 

때문에 핵은 곧 국체라는 북한의 표현은 핵이 '백두혈통'의 고유한 상징이며 권한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북한이 '국가핵무력'의 상징 중 하나로 여기는 ICBM, 그것도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되는 최고 성능의 ICBM 시험발사장에 김 총비서의 딸을 데리고 나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 보인다. 현재의 '긴장되고 어려운 정세' 하에서 최고지도자 일가가 모든 에너지를 쏟아 국력 강화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고지도자 가족들의 시험발사 현장 참여가 ICBM 개발 및 운용에 참여하는 국방과학자, 전투원들에 대한 사기 진작 및 격려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공개된 딸이 향후 권력의 중심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이번 ICBM 발사 현장에 나타난 딸이 향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김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당 중앙'의 핵심과, 궁극적으로는 국정의 핵심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게 하는 부분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신형 ICBM 시험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김 총비서의 딸 사진을 공개한 것은 그가 앞으로 김 총비서의 국가핵전략무력 강화 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봤다.

 

집권 후 부인을 빠르게 공개하고 각종 애민 행보에 부인을 동행시키는 등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자주 부각한 김 총비서가 '권력 구도'와 무관하게 순차적으로 자녀들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9월 북한의 정권수립기념일 축하공연에서도 '김씨 일가'의 일원으로 추정되는 소녀가 등장했다.

 

당시 축하공연 무대에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복장 및 헤어스타일을 하고 등장한 이 소녀는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에서 '집중'을 받았다.

 

공연이 끝난 뒤 김 총비서와 리 여사가 이 아이를 각별하게 챙기는 모습도 그대로 공개되면서 이 소녀가 김 총비서의 딸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때문에 북한이 '어떤 판단' 하에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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