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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칼끝 종착지 이재명으로? 정치적 공동체 정진상 ‘입’ 열기에 수사 성패

입력 : 2022-11-19 06:54:07 수정 : 2022-11-20 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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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구속영장 받아낸 검찰…백척간두 서게 된 이재명 / 김용 부원장 이어 최측근 2명 잇따라 구속…이 대표 개입에 수사력 집중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 1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 제공 대가로 6차례에 걸쳐 총 1억4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연합뉴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까지 구속되면서 검찰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의 '정점'으로 의심하는 이 대표가 바로 다음이자 최종 수사 대상이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법원에서 정 실장의 구속영장을 받아내며 수사에 힘을 받은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기한 내에 정 실장을 상대로 범죄 사실과 이 대표의 연관성 규명에 수사력을 모을 전망이다.

 

최측근 2명이 모두 구속된 만큼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 대표를 연내에 소환 조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2시50분께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정 실장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8시간10분간 이어진 구속 심문이 오후 10시 10분에 끝났으니 4시간 반 만에 나온 '신속한' 결정이다.

 

법원의 영장 발부엔 검찰이 구성한 정 실장의 혐의가 어느정도 소명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씨 등 대장동 일당의 일치된 진술이 검찰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진술을 뒷받침하는 녹취록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법원은 정 실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있다고 판단했다. 정 실장이 국회 본청 대표 비서실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운영체제가 재설치된 점을 판사도 의심스럽게 봤다는 방증이다. 작년 9월 29일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주 초면 대장동 일당 전원이 1심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도 고려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미 지난달 20일 구치소에서 풀려났고, 남씨, 김만배 씨도 사건 담당 재판부가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다음 주 중 모두 석방된다. 정 실장이 한때 밀접한 관계였던 이들을 상대로 회유 또는 말맞추기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의 주거가 부정확한 점도 신병 구속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꼽힌다.

 

그의 가족은 성남의 아파트에 살지만 그는 당 대표실 업무를 맡은 뒤 집에 자주 들르지 않고 외부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일 해당 아파트를 압수수색할 때 관리사무소에서 최근 2개월 치 차량 출입내역과 폐쇄(CC)회로 TV 영상 기록을 확보해 이를 입증했다.

 

김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까지 구속한 만큼 대장동 일당의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선상엔 이 대표만 남게 됐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각각 성남시와 성남시의회에서 각종 영향력을 행사해 대장동 일당에게 특혜를 몰아줬고, 그 대가로 이 대표의 선거 자금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본다. 검찰은 정 실장과 이 대표가 '정치적 공동체'로서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인 만큼 주요 의사 결정을 두 사람이 함께 내리고, 세부 과정도 항상 공유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이 대표는 성남시장(2010∼2018년)이나 경기도지사(2018∼2021년) 시절 정 실장을 늘 옆에 두며 자신에게 올라오는 보고서나 결재 문건은 사전에 모두 그의 검토를 거치도록 했다고 한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로 미뤄볼 때 '문고리' 역할이던 정 실장이 하는 일을 이 대표가 몰랐을 리 없다는 추론이 나온다.

 

정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과 김 부원장의 공소장은 이들의 혐의 사실에 대한 증명이라기보다는 범행 하게 된 배경과 동기, 이득이 이 대표와 연관됐다는 점을 방대하게 기술한 문서라고 할 수 있다.

 

두 서류엔 이 대표 이름이 총 159회 언급돼 검찰의 최종 수사 대상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영장에는 이 대표와 정 실장이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전에 사업자로 남 씨를 내정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김 부원장 공소장에는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종 편의를 유 전 본부장에 요구하면 해당 내용이 정 실장을 거쳐 이 대표에게 전달돼 성남시 의사결정에 반영됐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으로 최장 20일간 정 실장을 구속수사하며 민간업자들과의 유착 관계에 이 대표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대가로 이 대표가 취한 이득은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수사 상황에 따라 부패방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가 드러날 수 있다.

 

다만 이 대표와 정치적 동지 관계인 정 실장이 김 부원장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의 연관성에 대해 입을 열 가능성이 크지 않아 수사가 쉽게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검찰이 이 대표와 정 실장을 정치적 공동체라는 표현으로 포괄적으로 묶은 것도 이 대표와의 구체적 관계나 직접적 금전 수수 사실을 규명하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실장이 대장동 일당에게 받은 돈과, 개발 정보를 유출하고 추후 이익의 일부를 약속한 행위 등이 궁극적으로 이 대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였다는 논리를 구성, 이 대표를 묶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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