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은 교통방송(TBS)에 대한 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언론 탄압이라는 주장에 대해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만들어갈 기회는 충분히 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방송인 김어준씨는 “말 안 들으면 없애버린다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어준씨는 ‘김어준의 뉴스 공장’을 진행하고 있다. 김어준씨의 뉴스공장은 청취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 15일 해당 조례안을 가결하면서 TBS는 오는 2024년 1월1일부터 전체 예산의 70%에 달하는 서울시의 출연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76명 전원이 공동 발의한 조례안은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의 근거가 되는 현행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지원 조례안 폐지로 TBS가 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민간재단으로서 독립경영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TBS가 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할 기회를 줬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국민의힘 이효원 시의원이 최근 시의회가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오 시장의 견해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편향된, 잘못된 방향으로 방송사가 운영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극도의 인내심을 갖고 스스로 역량과 노력으로 정상화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에서 결단을 내려 이제 더는 독립된 언론으로서 TBS가 기능한 건 어렵겠다고 생각한 걸로 판단한다”며 “이제는 TBS 임직원 몫이다. 스스로 공영방송으로서 위상과 역할에 충실했는지 돌아보고 그에 걸맞게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의회 국민의힘은 조례안 통과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조례 시행 유예 기간(2024년 1월 1일 전까지) 중 서울시의원이나 서울시장이 TBS의 전면 개편 방안 등에 대한 새로운 조례안을 제출하면 시민 의사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토대로 숙고해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이라며 조정의 여지를 남겼다.
오 시장도 TBS 내부의 자정 기능이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독립방송으로서의 TBS 위상은 존중한다”며 “모든 건 TBS 임직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거기에 서울시는 무한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TBS는 언론의 자유와 구성원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같은 날 보도자료에서 “폐지 조례안의 날치기 통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권위주의 정권의 공영방송 가치 훼손과 언론탄압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합편성채널을 두고 교통정보기능이 유명무실해서 폐지해야 된다거나, 시민의 복리를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을 두고 적자를 운운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며 “공정성이 문제라면 자구책 마련과 공정성 강화 대책을 먼저 요구하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씨도 지난 1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원 폐지 조례안이 가결된 데 대해 “TBS는 지금 광고도 못하는데, 말 안 들으면 없애버린다는 정책(아닌가)”이라며 “이 사안은 전문가들과 따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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