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18일 오전 10시쯤부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박 구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수본이 이태원 참사 관련 피의자를 소환 조사하는 것은 ‘정보고고서 삭제’ 의혹을 받는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외투를 걸친 모습으로 특수본에 모습을 드러낸 박 구청장은 ‘오늘 조사에서 어떤 부분을 소명할 것이냐’, ‘참사 전 대비가 부족했던 점 인정하느냐’, ‘자진 사퇴 의사가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짧게 답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특수본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와 용산구청 직원들 참고인 조사를 통해 박 구청장이 핼러윈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했는지, 실제로 어떤 업무를 이행했는지 추궁하고 있다.
또한 올해 4월 용산구의회가 이른바 ‘춤 허용 조례’(서울시 용산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참사 당일 일대 업소들이 클럽처럼 운영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박 구청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물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수본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당직 근무를 섰던 류미진 총경도 이날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류 총경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당직근무를 하면서 근무장소인 112치안종합상황실을 이탈하고 상황관리를 총괄할 의무를 저버린 혐의(직무유기)로 7일 입건돼 수사대상에 올랐다. 류 총경은 근무지 이탈로 참사 발생 사실을 1시간 24분 늦게 인지했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도 참사 이튿날 0시 1분 처음으로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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