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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표 신부, ‘尹 부부 추락 기도’ 옹호 “떨어져 죽으란 게 아냐. 회개 촉구한 것”

입력 : 2022-11-16 16:36:07 수정 : 2022-11-16 17:55:16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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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표 신부 “극단적 패러디일 뿐. 사제는 사회 부조리 비판하면 안 되나?”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천주교 대전교구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전용기 추락 염원 이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박주환 신부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리자,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인 박홍표 신부는 “사제는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홍표 신부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주환 신부의) 유머러스하고 착한 성품으로 봤을 때, 그의 패러디는 비행기가 추락해 윤 대통령 부부가 떨어져 죽으라는 건 아니다. 숱한 생명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윤 대통령 부부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적었다. 박주환 신부가 올린 이미지는 ‘극단적 패러디’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박주환 신부는 나와 한 건물에서 오랫동안 함께 먹고 잔 적이 있었다”면서 “그때부터 시국 얘기를 나누며 눈빛만 봐도 형하고 아우 부르며 사랑했다. 의기투합한 우리는 도원결의를 했다”고 박주환 신부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정의감에 넘치는 박주환 신부의 에너지는 이번 촛불에서 여과 없이 폭발했다”라며 “사탄의 전광훈, 이계성 교회가 그들 때문에 추락할 때 그는 과감히 구마사제라 얘기하며 당당히 맞섰다”고 했다.

 

박홍표 신부는 대전교구가 박주환 신부를 정직 처리한 데 대해서도 “숙청당한 기분이다. 얼마나 가슴 아플까 교회가 그를 내팽개 치고 자기들의 안일과 신자 안전에만 신경쓰다니 참담하다”라며 “사제가 신의 얘기만 하고 사회의 부조리는 비판하면 안 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구약의 예언자들은 타락한 왕(시편 109,6-19참조) 들에게 아주 가혹한 비판을 했다. 나라의 앞날이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분이 있어 그래도 교회가 깨시민의 사랑을 받지 않는가?”라고 했다.

 

박홍표 신부는 “정직이라니. 바른말 하는데 정직이라니”라며 “어느 사제가 교회를 믿고 목숨을 바칠까. 쳐내는 교회에서 무슨 애정을 느낄까”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대전교구 원로 사제단은 그를 지켜줘야 한다. 원로는 교회 대표에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자유가 현역보다 좀 더 많다. 그를 지켜야 한다고 건의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권력의 압력에 굴했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이제는 우리가 지켜 주어야 한다. 촛불과 사제단과 깨어있는 신자가 지켜 주어야 한다”면서 “나는 그의 신념과 포효를 인정하고 믿는다. 탄원서도 필요하다. 교회가 양심적인 무서운 목소리도 알아 들어야 할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앞서 박주환 신부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다. 해당 이미지에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기도하는 한 아이 모습도 담겼다. 

 

해당 논란 후 박 신부는 페이스북 계정을 닫았고, 천주교 대전교구는 15일 교구 소속 박 신부에 대해 성무 집행정지(정직) 명령을 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로써 박주환 신부는 미사나 고해성사 집전 등 사제의 권한과 임무를 당분간 박탈 당하게 됐다. 다만 신부 자격 자체를 박탈당하는 면직은 피했다.

 

김 교구장은 “박 신부의 글은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어긋남과 동시에 교회의 공적 입장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박 신부가 교구장 면담에서 무릎을 꿇고 교회와 국민들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고 전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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