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이 만든 개도국 지원 협의체
美 주도 對中견제 움직임 동참
尹대통령, 당초 직접 참석 계획
韓·中회담과 겹쳐 원희룡 보내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미국·유럽연합(EU)·인도네시아 공동 주최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PGII, Partnership for Global Infrastructure and Investment) 정상회의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대참시키는 형태로 처음 동참했다. PGII는 중국의 경제영토 확대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에 맞서 미국 주도로 G7(주요 7개국) 정상이 만든 개발도상국 지원 협의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발리 현지 브리핑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10여 개국 정상이 함께하는 PGII 정상회의가 열렸다”며 “한국의 (경제 성장) 경험을 토대로 ‘인프라 투자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 등 PGII의 성공을 위한 세 가지 고려 요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원 장관이 대독한 발언문을 통해 “한국의 민간기업, 정책 금융기관 등이 최고의 협력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1990년대 민간 투자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다양한 방식의 민간투자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을 소개하고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전세계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앞서 참여한 G20 관련 행사가 지연된 가운데 곧바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자 원 장관이 대신 참석하게 됐다.
PGII는 지난 6월 G7 정상이 합의해 출범시킨 미국 주도의 개도국 지원 협의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부터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자원 확보, 경제영토 확장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서방 국가의 맞대응 성격이 짙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구상을 내걸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저소득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공식화한 것이다. PGII를 통해 동맹·우방국과 손잡고 핵심 광물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PGII는 4대 우선순위 투자 분야로 청정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양성평등, 의료·건강을 제시하고,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미국 2000억 달러, G7 차원에서는 총 6000억 달러의 투자 재원을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PGII 정상 행사 참석은 미국, G7 등 대한민국의 핵심 우방 국가와 경제 공조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하고, 향후 PGII의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국내 기업 참여를 통한 국익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동남아 순방을 계기로 미국의 중국 견제 움직임에 더욱 깊이 동참하고 있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과 첫 만남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Partners in the Blue Pacific) 참여도 공식화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