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여유있는 고소득자 대출 증가폭 커…연봉 1억원, 4.6억→7억원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담대도 풀려…연봉 5천만원, 16억 집 살때 3.6억 대출 가능
다음 달부터 무주택자 등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로 높아지고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탁담보대출까지 허용되면, 연 소득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지금보다 많게는 수억 원씩 늘어난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고소득자의 대출 증가 폭이 뚜렷하게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워낙 많이 뛴 상태라 수 억원씩 대출받을 경우 많게는 한 달 수 백만원씩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만큼, 대출 문턱이 낮아진다고 주택 매매 수요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 14억 집 살때…연봉 7천만원, 3천700만원↑·연봉 1억원, 2.4억원↑
10일 한 시중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우선 연봉 7천만원의 무주택 또는 1주택(처분조건부) 대출자가 규제 지역의 14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당장 지금 은행에 간다면 최대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은 4억6천만원 정도다.
현재 규정대로 LTV를 9억원까지는 50%, 9억원 초과분에 20%를 적용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초과 금지' 규제도 더한 결과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조건은 연 금리 4.80%, 40년 분할 상환, 원리금 균등 방식을 가정했다.
하지만 LTV가 50%로 높아지면, 이 대출자는 최대 4억9천7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3천700만원 정도 대출액이 늘어나는 셈이다.

고소득자일수록 대출 증가 폭은 더 커진다.
같은 조건에서 연봉 1억원 대출자의 주택담보대출 상한액은 현재 4억6천만원에서 7억원으로 무려 2억4천만원이나 뛴다.
반면 연봉이 5천만원인 경우, LTV 규제가 완화돼도 최대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은 3억5천500만원에서 1원도 늘지 않는다. 이미 DSR이 40%로 꽉 차 있기 때문에 LTV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 16억 집 살때…연봉 5천만원, 3억6천만원·연봉 7천만원, 5억원 가능
만약 같은 조건에서 규제 지역의 아파트 가격만 15억원이 넘는 16억원으로 높여 시나리오를 분석하면, 연봉 7천만원의 대출자는 DSR 기준에 따라 4억9천700만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연봉 1억원과 5천만원 대출자는 최대 각 7억원, 3억5천5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지금은 아예 집값이 15억원을 넘으면 소득과 상관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지만, 다음 달부터 소득에 따라 수억 원씩 대출 길이 열리는 셈이다.
특히 연 소득이 1억원을 웃돌 경우, DSR 규제에 거의 제약을 받지 않고 LTV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대출받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5% 안팎이고,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번 규제 완화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7천만원 연봉자가 16억원짜리 집을 살 때 DSR 40%를 다 채워 4억9천700만원을 대출받으면, 연간 갚아야할 원리금만 거의 3천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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