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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아프리카 GDP 성장률 최대 64% 하락” [COP27 '기후정의'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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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09 11:40:00 수정 : 2022-11-10 10:08:44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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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에이드 의뢰 연구결과
“1인당 GDP 34% 감소 전망
수단 등 8개국 GDP 성장률 75% 타격”
저개발국 위한 재원 마련 시급하지만
필요액과 실제 재원 간 격차 5∼10배

기후변화로 이번 세기 아프리카 국가들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최대 64%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아프리카 국가인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진행 중인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는 선진국의 저개발국에 대한 보상을 다루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가 정식 의제로 채택된 가운데 선진국의 보상을 촉구하는 아프리카 국가 등 저개발국 측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가디언은 이날 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가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화석연료를 현재 속도로 태울 경우 아프리카 국가 1인당 GDP의 34%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GDP 성장률 피해는 2050년까지 평균 20%, 2100년까지 평균 6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구온난화가 없다고 가정할 때 아프리카 50개국의 예상 GDP 성장률을 분석한 뒤 1.5도·2.4도 상승 시나리오와 비교한 결과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는 8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진행 중인 COP27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대륙은 예측 가능하고 적절하며 규모 있는 자금 흐름과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국가별로 보면 현재 기후 정책이 유지될 경우 수단, 모리타니,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 지부티, 나이지리아 8개국 GDP 성장률은 같은 기간 75%까지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폭우와 홍수로 18개주 중 15개주가에서 25만명 이상이 피해를 입은 수단은 무려 84%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다만 이 연구는 새로운 기후 적응 대책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아프리카 국가의 GDP 성장률 피해는 예상치보다 더 작을 수 있다. 반대로 극단적 기상 현상에 따른 경제적 피해 또한 반영되지 않았기에 더 가파른 하락세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빈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경제학자 마리나 안드리예비치는 “이번 분석은 기후변화가 아프리카 경제 발전에 미칠 엄청난 영향을 보여준다”며 “이 수치는 보수적인 추정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아프리카 국가 등 저개발국의 적응, 손실과 피해에 대한 기후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는 걸 보여준다. 아프리카 54개국의 경우 전 세계 인구의 15%를 차지하지만 탄소배출량이 4%가 채 되지 않는다. 반면 중국은 배출량 비중이 27%, 미국 15%, 유럽연합은 17%다. 

 

이렇게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이 비교적 작은데도 아프리카는 해수면 상승과 빙하 용융과 같은 기후 재앙뿐 아니라 가뭄, 산불, 홍수, 폭염 등 극단 기상현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당장 올해 들어 나이지리아는 최근까지 홍수와 산사태로 가옥 20만채 이상이 파괴됐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의 뿔’(The Horn of Africa)이라 불리는 아프리카 동북부 10개국은 네 차례 가뭄으로 3700만명이 기아에 직면한 상태다.

 

그런데도 이런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재원은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지난주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적응을 위한 국제 재원은 개발도상국이 실제 필요로 하는 금액보다 5∼10배 더 적으며, 그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싱크탱크 파워 시프트 아프리카의 모하메드 아도 국장은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더라도 아프리카 국가들은 고통스러운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이 사실은 기후위기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국가는 기후변화에 가장 작은 기여를 했는데도 다른 나라들이 초래한 결과에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곧 불공정의 문제란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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