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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바꾼 흥국생명 “5억弗 콜옵션 예정대로 행사”

입력 : 2022-11-08 06:00:00 수정 : 2022-11-08 02: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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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행사일 앞두고 ‘상환 보류’ 번복

은행권 RP 발행 자금 조달 추진
“금융시장 혼란 야기한 점 사과”
韓 외채시장 경색 풀릴지 주목

금감원장 “韓 단기자금 조달 애로
금융시장 전반 유동성 문제 아냐”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일(9일)을 이틀 앞두고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7년 11월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본사 모습. 연합뉴스

흥국생명은 “이번 결정은 최근 조기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라며 “(흥국생명의 모회사인)태광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주요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통해 조기상환 자금 마련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수익성 및 자금유동성, 재무건전성 등은 양호한 상황이며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기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시장 안정과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콜옵션 미행사’로 촉발된 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될지 주목된다.

 

앞서 흥국생명은 이달 9일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기일 도래를 앞두고 조기상환권 행사 시일을 연기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당초 3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차환 발행해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려 시도했으나 시장 여건 악화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다.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결정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국내 회사 발행 외화표시 채권(Korean Paper)은 가격이 급락하는 등 한국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 행사 조건이 붙은 영구채로, 만기가 30년이지만 5년 경과 후 발행사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상환 사태에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기상환에 대한 스케줄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사전 개입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해서는 “단기성과에만 집착해 시장상황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를 병행해 도덕적 해이를 막고 지나친 수익성 일변도 영업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 자금경색 사태와 관련해서는 “현재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긴축,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대외 리스크요인이 확대되면서 한국 경제·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 애로가 있었지만 이것은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범수·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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