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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죽어가는데 주변선 사진 찍으며 웃고 노래” 이태원 참사서 생존한 濠 20대 오열

입력 : 2022-11-01 23:08:22 수정 : 2022-11-02 17: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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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사망자 1명·중환자 등 부상자 2명
“경찰 인력, 응급 서비스 부족” 친구 눈물
앨버니지 총리 “진심으로 애도” 전해
지난달 30일 네이선 타베르니티가 이태원 참사로 숨진 호주 국적 친구의 시신을 찾기 위해 실종신고센터를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24살 생일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로 숨진 호주인 그레이스 래치드(23)의 친구 네이선 타베르니티(24)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사고는 무대책이 부른 참사”라고 비판했다. 

 

31일(현지시간) 호주9뉴스와 7뉴스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친구를 잃은 그는 이번 참사가 술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 아닌 사전 예방과 경찰력 부족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주 출신의 영화 제작자인 그레이스는 타베르니티를 만나기 위해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 밤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24번째 생일을 앞두고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친구 2명도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베르니티는 “그레이스가 숨을 쉴 수 없어 죽어가는 동안 현장에 있었다”며 “경찰과 응급서비스 인력이 부족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노래하고 웃는 모습을 봤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레이스는 사고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골목 뒤쪽에서 대규모 인파에 휩쓸렸으며 천천히 조여 오는 압박을 온몸으로 견디다 결국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선 채로 압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에게 ‘뒤로 물러서’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고 사람들은 죽어갔다”며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30분, 지원인력이 투입되기까지 1시간이 걸렸으며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더 오래 걸렸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망자들을 ‘정부에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그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걸 예상했다면 왜 대비하지 않았냐”고 재차 지적했다.

 

참사 다음날 한남동에 마련된 실종신고센터를 찾아 눈물을 흘리는 타베르니티의 모습이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이 끔찍한 비극에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있는 모든 호주인들에 가족과 친구 등의 안부를 점검해달라 당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은 총 26명이다. 외국인 사망자의 국적은 이란 5명, 중국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등이다. 이외에 호주·프랑스·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국적의 외국인이 각 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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