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휘두르고 발길질하다가 헛발질하고 넘어진 것. 김 지사가 돈을 못 갚겠다고 한 것이 1차 사고” 지적
“작게 막을 수 있는 일을 무려 50조원 투자하는 단계까지 오게 돼” 주장도
與 비판엔 “도의회·행안부 승인받아” 반박
최문순 전 강원지사(왼쪽 사진)는 25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원인에 대해 “정확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지 않고 그냥 정치적 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후임자인 김진태 현 지사를 직격했다.
최 전 지사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라는 것은 채권시장이나 신용시장에서 최후의 보루인데, 이것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포기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주말인 지난 23일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긴급 발표했다. 강원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 사태로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커진 탓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안 되고 시장 안정화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등급)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20일 1.28%포인트 벌어졌다. 지난 2009년 8월13일(1.29%포인트)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 금리 격차로 이 수치가 커지면 시장이 회사채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것을 뜻한다.
최 전 지사 “뒤늦게나마 예산을 투입해 방어하기로 한 것은 잘했다고 보는데 안 들어가도 될 돈이 들어간 것”이라며 “그 회사(강원중도개발공사)를 그냥 뒀으면 차차 연장해가면서 빚을 갚아 나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지사는 자신이 도지사 시절 도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해당 사업을 추진했다는 여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팩트가 아니다. 도의회 승인 없이는 2050억원을 지급보증할 수 없다”며 “회의록도 남아있고, 도의회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승인도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진태 지사가 돈을 못 갚겠다고 한 것이 1차 사고였다”며 “작게 막을 수 있는 일을 무려 50조원을 투자하는 단계까지 오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도개발공사는 (김 지사가) 회생절차를 발표하기 전날 증권회사하고 빚 갚는 것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며 “그 회사 사장들과 소통하지 않고 (김 지사가) 그냥 발표해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상대방에 주먹 휘두르는 것이 근본으로 돼 있다. (김 지사가) 주먹 휘두르고 발길질하다가 헛발질하고 넘어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춘천시 중도 일원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번지자 지난 21일 다시채무를 상환하겠다며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다.
한편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을 약속했지만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가스공사가 수요예측에 나선 AAA등급 2년 물이 유찰됐다. 5년물은 당초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규모와 금리로 발행하게 됐다.
인천도시공사가 발행하려던 AA+ 등급 3년물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유찰됐다. 5년물은 목표치보다 많이 몰렸지만 국채와의 금리차가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를 두고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보증하는 한국장학재단만 이날 발행한 채권을 다 소화했고 한국가스공사나 인천도시공사는 다 유찰됐다. 시장 반응은 지금 싸늘한 것”이라며 “뒷북 대책을 내놔봐야 무반응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이 어려운 건 저도 알고 있다”며 “굉장히 엄중하게 보고 정말 긴장해서 살펴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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