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군사위 부주석 허웨이둥 장군 기용
대만통일작전 전선 역임 대만압박 의도
‘3연임’ 習, 첫 행보로 군 수뇌부 찾아
2027년까지 中 전투력 현대화 강조
왕이 정치국위원 ‘외교안보사령탑’ 역할
측근, 외교 영향력 커져 대만 압력 강화
사드 ‘3불1한’ 요구 등 한반도에도 영향
“韓에 중국군 서해 활동 익숙화 강요할 것”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영수 시대의 개막과 함께 더욱 강경하고 고압적인 대외정책 기조를 예고하면서 미·중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시 주석이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무력통일 불배제를 선언하고 당헌인 당장(黨章)에 대만독립 반대·억제를 명문화함으로써 대만해협 갈등이 한반도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몽’ 실현 대외노선 거침없이 추진
시 주석이 24일 당 총서기 3연임 확정 후 첫 공식일정으로 인민복을 입고 군 수뇌부를 만난 것도 강력한 대외정책 운영기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되고 있다.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임하는 시 주석은 이날 군대 영도(지도급) 간부 회의에 참석해 이른바 ‘건군 100주년 분투 목표’ 실현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건군 100주년 분투 목표는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 중국의 전투력 현대화를 이룬다는 취지다.
중국의 대외정책은 시 주석이 주임을 맡은 당 중앙외사(外事)공작위원회를 정점으로 당·정(국무원)·군 3각 구도로 진행된다. 특히 최고 무력 영도기구인 중앙군사위가 대외노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와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통해 최고 영도기구인 중앙위원회, 권력핵심인 당 중앙정치국에 이어 중앙군사위, 중앙외사공작위에 측근을 대거 포진시킴에 따라 중국몽 실현을 위한 대외노선을 거침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수장인 중앙군사위의 부주석은 현역 장성인 장유샤(張又俠) 육군상장(현재 최고 계급인 별 세 개)와 허웨이둥(何衛東) 육군상장 2명이 맡았다. 72세 장유샤는 중국공산당의 칠상팔하(七上八下: 67세는 새로운 임기가 가능하나 68세는 안 된다) 원칙에도 유임될 정도로 시 주석 신임이 두터운 군부 측근이다. 장유샤가 1970년대 중·베트남 전쟁 경험자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허웨이둥은 대만 압박과 관련 있어 보인다. 허웨이둥은 중국의 5대 전구(戰區) 중 하나인 동부전구사령관을 맡았다. 동부전구는 상하이(上海) 등 화둥(華東)지역과 대만을 마주 보는 푸젠(福建)성을 담당하는 대만통일작전의 최전선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문을 계기로 대만에 대한 고강도 무력시위를 전개한 전구다.
대만 싱크탱크 아태화평(和平)기금연구회 탕카이타이(唐開太) 부(副)집행장은 이날 세계일보에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 온건파 배제와 관계없이 이미 대국(大局)을 장악해 외교안보정책이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마치 따뜻한 물로 개구리를 삶듯이 조금씩 조금씩 대만에 대한 압력 수위을 높이고 뉴노멀(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외부세계도 이에 익숙해지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신중국 정권 수립의 주역인 마오쩌둥(毛澤東), 개혁개방으로 중국을 부강하게 한 덩샤오핑(鄧小平)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집권 기간 중 필적할 만한 업적이 필요하다. 결국 장기집권의 명분을 쌓기 위해 시 주석이 향후 5년 임기 동안 통일드라이브를 강력히 걸 수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추진에 따른 태평양 진출 기도와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로 미·중 갈등 격화가 불가피하다.
◆중국, 사드 3불·1한 압박 강화 우려
이 과정에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기 위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노선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에도 부담이다.
시 주석 측근인 리창(李强)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총리에 오르면 중앙외사공작위 부주임으로서 외교방면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양제츠(楊潔?)를 대신해 중앙외사판공청 주임을 맡아 외교안보사령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제츠가 미국통, 왕이가 일본통이자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국 외교의 초점이 한반도 등 동아시아 지역에 맞춰질 수 있다. 외교부 대변인으로 ‘중국의 거친 입’으로 악명 높았던 친강(秦剛) 주미 대사는 이번에 중앙위원으로 승진해 향후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장 이야기도 있다.

시 주석의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 등 당 이론 체계를 확인한 왕후닝(王?寧)이 상무위원에 유임된 것도 전랑외교가 강화될 것이라는 방증이 된다. 닛케이 아시아는 “왕후닝은 전랑외교 대표적 이론가이고, 왕이는 이를 실제 외교에 적용하고 있다”며 “두 명의 왕씨가 함께 중국의 강경한 외교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력이 미·중 갈등을 악화시켜 불똥이 한반도로 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계속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3불(不: 사드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시스템 및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1한(限: 사드 운용 제한)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또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조치에 이어 경제 분야로 보복 수위를 확대할 수 있다.
탕카이타이 부집행장은 “시 주석은 한국에도 (중국군의) 서해 활동에 대해 익숙해지도록 강요할 것이고, 이는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북한 입장에 동의하는 한 한국의 압박은 클 수밖에 없다”며 “시 주석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 지지한다고 하겠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한국은 경계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중국 최고 지도부에 대한 축전 발송 계획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전체 6개 면 중 3개 면을 할애해 김 위원장의 축전 전문, 사설 등과 함께 시 주석 3연임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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