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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음지서 일하다 사라진 북파공작원의 진실과 실체

입력 : 2022-10-22 01:00:00 수정 : 2022-10-21 19:49:01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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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파공작원의 진실/김성호/가을밤/3만3000원

 

북한이 남쪽으로 파견한 간첩을 ‘남파공작원(남파간첩)’이라고 한다면 남한이 북쪽으로 파견한 간첩은 ‘북파공작원(북파간첩)’이라고 불러야 한다. 일반적으로 북파공작원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부터 남북이 상호 무장공작원(간첩) 파견 금지를 약속한 1972년 7·4남북공동성명까지 휴전선을 넘어 북한 지역에 파견한 공작원을 말한다. 육군과 해군, 공군 3군이 각각 북파공작원을 파견했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실미도부대’는 공군첩보부대 소속이었다.

7·4남북공동성명 이후에는 대규모 무장공작원 파견이 중단됐으나, 단독 침투조의 첩보수집 활동은 1990년 말까지 계속됐다. 중앙정보부도 7·4남북공동성명 이후부터 1994년까지 최소 5명의 북파공작원을 독자적으로 파견했다.

김성호/가을밤/3만3000원

이 책은 이러한 북파공작원을 전방위적으로 다룬 책이다. 분단 이후 휴전선 155마일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남북 무장공작원의 피의 보복전, 한국과 미국 첩보부대의 숨겨진 역사, 비밀 속 실미도부대 탄생과 실미도부대원들의 최후, 진짜 사형수 출신 부대인 선갑도부대의 진실, 중앙정보부의 고정간첩 파견, 방첩대의 북파공작활동, 소년공작원과 여성공작원의 아픔, 북파공작원 훈련 과정에서의 인권유린, 서독과 동독 등 외국의 공작활동 사례 등이 담겨 있다.

또 남파공작원에 대해 북파공작원이 있듯이, 납북자에 대해 납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분단으로 인한 희생자 문제 해결에 새로운 시각도 제공한다. 북한만 어민을 납치해간 것이 아니라 남한도 북한의 어민을 납치해왔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지만 진실이다.

저자는 글의 신빙성을 위해 100여 명에 달하는 북파공작원들의 직접 증언과 국가정보원, 국방부와 정보사령부 등 정보기관, 통일부, 국가보훈처의 비밀 기록, 국회 회의록, 헌법재판소와 법원 판결 내용을 실었다. 이런 실증적 자료들이 이 책의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북파공작원유족동지회, 실미도유가족회(훈련병유가족회), 선갑도동지회, 해군첩보부대(UDU) 중앙동지회, 공군안국동지회, 해병상륙공작대전우회, 중앙정보부특수공작임무수행자총동지회, 대북참전연대, 켈로8240(KLO·주한미군첩보부대) 전우총연합회, 한국특전전몰장병추모사업회 등 북파공작원 관련 단체로부터 공식 기록을 제공받았다.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1951년부터 2002년까지 북파공작원 양성요원은 1만3835명이고, 이 중 1만1273명이 실제 임무를 띠고 북파됐다. 이 가운데 7987명이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가 됐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7987명에게 단 한 개의 훈장도 수여되지 않았다. ‘빼앗긴’ 훈장을 전사자 7987명과 실제 북파임무를 수행했던 공작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제 조국이 그들의 이름을 불러줘야 하며, 역사가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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