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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리더십,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가닥…‘혁신 성장’ VS ‘조직 안정’ 어떤 길 갈까

입력 : 2022-10-21 06:30:00 수정 : 2022-10-21 11: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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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공동체 내부 통솔하는 리더십 필요" / 무너진 기업 신뢰 회복 급선무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 취재사진

 

대규모 서비스 장애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은 카카오가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피해보상, 재발방지 대책 등 사태 수습이 그가 풀어가야 할 최대 경영현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장애사고에 잦은 리더십 교체로 혼란스러운 조직의 내부 결속을 다지고 남궁훈 전 대표 사임에 따른 경영 공백까지 채워야 하는 등 그에게 주어진 임무가 만만치 않다.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남궁 전 대표가 사임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분과 재발방지위원장을 맡아 사태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홍은택, 남궁훈 각자 대표 체제 3개월 만에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게 됐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홍 대표는 NHN에 합류해 미디어서비스를 총괄하며 김범수 전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카카오에 합류, 카카오 최고업무책임자, 카카오 소셜임팩트 총괄 수석부사장, 카카오메이커스 대표, 카카오커머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카카오커머스 대표 역임 당시 거래액을 4배 이상 성장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어 올 초 CAC장을 맡고 카카오 공동체의 ESG 경영을 총괄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왔다.

 

1963년생인 홍 대표는 카카오 그룹내 임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관록이 더해진 만큼 카카오의 위기를 헤쳐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홍 대표는 우선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이번 서비스 장애에 대한 원인 규명, 피해 보상, 재발 방지 등 사태 수습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홍 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번 사고는 저희가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잊었던 것 아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챙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톡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이고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이 책무에 소홀한 점이 없도록 하고 정부 조사에 전폭적으로 협조해서 발화에서부터 전원차단, 그리고 복구 지연에 이르는 전과정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톡, 다음 등 무료 서비스 장애가 지속되면서 업무, 매출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용자들이 많고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나온다. 홍 대표는 무료 서비스의 경우 보상 선례가 거의 없어, 피해 사례 접수 후 보상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도 약속했다. 그는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상당한 규모 인프라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것 외에도 홍 대표에 주어진 숙제가 많다. 우선 내부에서는 이번 서비스 장애에 더해 잦은 CEO 교체로 인해 카카오 공동체 직원들의 사기와 조직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공동체를 통솔할 소통의 리더십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잃어버린 기업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급선무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로 전국 서비스 장애가 지속되면서 카카오톡, 메일, 택시 앱 등 이용자 이탈이 일어나는 등 카카오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하락한 상황이다. 향후 중장기적 성장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다. 각 계열사 내부적인 고민 뿐만 아니라 하나의 카카오 공동체로서 조직 쇄신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 정부가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플랫폼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규제에 홍 대표가 어떻게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궁 전 대표의 공백으로 메타버스 등 카카오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던 신사업도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됐다. 홍 대표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사회적 책임 강화 역할을 맡았고 당분간 사태 수습, 시스템 관리에 주력하면서 신사업 공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카카오는 남궁 전 대표가 이끌었던 신사업은 권미진 수석 부사장 주도로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권미진 부사장은 카카오 게임 부문 국내사업부장을 거쳐 카카오게임즈에서 캐주얼 게임 개발과 사업, 소셜마케팅 등을 이끈 바 있다.

 

일각에선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전면에 나서 지휘봉을 잡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년간 최고경영자(CEO)가 네 차례나 바뀌는 CEO 수난 시대를 겪으며 리더십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카카오 공동체 전체를 통솔하고 위기 관리 등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한 만큼 '기업문화'를 바꿔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내놓는다. 그동안 이어온 스타트업식 경영 마인드를 버리고 '혁신성장' 보다는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스타트업 조직으로 시작해 금융, 쇼핑, 게임, 웹툰·웹소설, 음악, 모빌리티 등 일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인수합병(M&A)하고 카카오톡과 연결하며 생태계를 확장, 대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각자대표 중 한명이 사퇴한 것은 책임성을 보여준 것이지만 지금부터 공동체 전반적인 기업문화 변화가 필요하다"며"카카오의 스타트업 기질이 혁신에는 도움이 되지만 보안이나 안전, 신뢰성에는 방해가 될 수 있다. 공동체를 포함해 기업 문화 쇄신이 필요할 때"라고 제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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