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와 박 전 시장이 생전 나눴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돼 논란이 일은 가운데 진혜원 부산지검 부부장 검사는 “공동체주의자 한 분이 자살당했다”라고 말했다.
앞선 17일 유족측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는 SNS를 통해 디지털포렌식(전자법의학수사)을 통해 복구된 문자 일부를 공개했다.
A씨는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 ”굿밤”, “시장님 ㅎㅎㅎ 잘 지내세용”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박 전 시장은 “그러나 저러나 빨리 시집가야지 ㅋㅋ 내가 아빠 같다”고 답했고 A씨도 “ㅎㅎㅎ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답했다.

포렌식을 통해 복구된 이 같은 텔레그램 문자는 국가인권위가 고 박 전 시장 유족이 낸 행정소송에 맞서 증거 자료로 법정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직원은 아무리 충실해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고 박원순 시장은 시민단체 활동만 오래했고, 이 사건 전까지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부하직원을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박 전 시장이 이러한 세상 물정에 어두워 여비서의 과도한 접근을 차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진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2차 가해 프레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는 “2020년 7월9일 시장님 실종 기사 직후 난데없이 성추행범으로 선동하는 기사로 도배될 때 작전의 느낌이 들었다”며 “우리나라 특유의 문제점도 있으므로 언론에 의한 선동으로는 진실을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범죄에 대한 주장이 제기될 때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고, 그 사실관계를 토대로 범죄가 되는지 여부를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바로 게시했다”며 “그때부터 각종 여성단체들이 2차 가해자로 몰아 징계를 청구했고, 1년 반 후 결국 퇴임 직전의 양산문워크로부터 한달 푹 쉬라는 결정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늘 그렇듯이 자신들의 선동 흐름을 끊어서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라며 “2020년 4월부터 포스팅을 죽 보니 공동체주의자들을 대상으로 공작이 진행될 것이라는 경고가 커뮤니티에 자주 보였고, 갑자기 난데없이 수사기관발 ‘N번방 사건’으로 커뮤니티에 소개되는 뉴스가 도배되기 시작했으며, 불과 한달 만에 아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사람으로 인해 공동체주의자 한분이 자살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이 사건을 일으킨 분들도 결국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원순 시장 성희롱 사건을 다룬 ‘비극의 탄생’의 저자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는 “정 변호사가 공개한 박원순 시장과 여비서의 ‘텔레그램 대화’는 사실”이라며 자신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경악했겠지만, 그 대화 내용에서 가장 뜨악한 부분이 여비서의 ‘사랑해요’였다”며 “처음에는 박 시장이 여비서에게 ‘사랑해요’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고 이래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으로 판단했구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그 말을 꺼낸 것은 여비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시장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박 시장이 ‘내가 아빠 같다’는 말을 했고, 여비서도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화답(한 점을 볼 때) 박 시장은 여비서의 ‘사랑해요’를 이 수준에서 받아들였다고 이해한다”며 박 전 시장이 항간에서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나중에 공개되면 오해받기 딱 좋은 관계(로 볼 수도 있어) 박원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며 이 지점을 고 박 전 시장이 견디기 힘들어해 다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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