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 폐쇄… 왕게 2년째 조업금지
어업계 “남획으로 어족 씨말랐다”
과학자들은 “해수온도 상승 때문”

기후변화, 남획으로 인해 전 세계 게 주요 산지인 미국 알래스카 인근 바다의 대게(사진) 개체 수가 3년 만에 87.5%나 폭감하면서 조업이 사상 처음으로 금지됐다.
16일(현지시간) 알래스카저널오브커머스에 따르면 알래스카주 어업수렵부는 개체 수 감소를 이유로 10일 베링해 대게 어장을 폐쇄했다. 알래스카어업위원회와 북태평양어업관리위원회는 어장 폐쇄에 대해 베링해의 대게 개체 수가 조업을 할 수 있는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은 아울러 알래스카 남서부 베링해 연안 지역인 브리스틀만의 왕게(Red King Crab) 잡이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어업수렵부 벤저민 데일리 연구원은 “베링해 대게가 2018년 80억 마리에서 지난해 10억 마리로 급감했다”며 “베링해에서 잡히는 게 종류 중 가장 많은 대게 개체 수가 이렇게 많이 줄어든 것은 충격적이며 주목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감한 개체 수에 암컷과 어린 대게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조업금지는 브리스틀만의 왕게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베링해의 대게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업계에서는 대게 폭감의 이유로 남획을 꼽는다. 주(州) 어업수렵부 마크 스티허드 저어류·갑각류어업조정관은 “자연적으로 번식해 늘어나는 대게보다 더 많은 수를 잡고 있다”며 “베링해 어족자원 조사 결과 올해 성체 수컷 대게가 지난해보다 40%나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베링해 대게 감소 원인을 남획으로 규정하는 것은 보존 조치를 위한 기술적 표현일 뿐 진짜 원인은 다른 데 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 해역이나 심해로의 이동설, 천적 등장설 등이 제기됐지만 기후변화가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코디액어업연구소 마이클 릿조 소장은 “개체 수 감소 규모 때문에 남획이라고 부를 뿐, 남획이 진짜 원인이 아님은 자명하다”며 “냉수 어종인 대게는 해수 온도가 2도 이하인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알래스카 인근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고 해빙(海氷)이 사라지면서 대게가 살기 어려운 해역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이 2018년 수행된 여러 연구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북극 주변 지역의 온난화 속도가 지구 평균의 4배에 달해 베링해 등 북극 인근 바다 해빙의 급격한 손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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