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우린 쉬면서 일한다” 직장인들은 지금 ‘워케이션’ 열풍

입력 : 2022-10-03 14:14:39 수정 : 2022-10-03 15:37:0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휴가지서 일하는 ‘워케이션’ 확산, 팀 전체 가기도
팀원간 유대·협업 강화…정부, 시범사업 등 ‘장려’
지자체, 원격 사무실 유치…생산유발 효과 4조원↑

“새로운 장소에서 업무를 하니까 매일 하는 일도 새롭게 느껴져요.”

 

국내의 한 IT 기업에 다니는 조모(24)씨는 지난 19일 제주도로 워케이션(work+vacation)을 다녀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워케이션은 휴가지에서 일하면서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근무 형태다. 조씨의 회사는 일부 지역에 직원들에게 워케이션용으로 제공하는 숙소가 따로 있으며 원격근무 시 쓸 수 있는 업무지원비도 있어 식사 등을 해결할 수 있다. 조씨는 “주기적으로 다양한 지역으로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팀원 전체가 워케이션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마케팅 회사의 팀장으로 재직 중인 이후섭(36)씨는 지난 5월 팀원 9명과 제주도 협재 지역의 펜션으로 워케이션을 다녀왔다. 이씨는 “평일에는 주변 카페나 본인들이 원하는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했고 주말은 자유 일정이어서 눈치 보지 않고 지내다 왔다”며 ”팀장으로서 20대 팀원들과 간극을 줄일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워케이션’이 기업계의 새로운 근무 추세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혹은 원격근무 형태가 널리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이 사내복지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추세다. 

 

국내 대표 IT 플랫폼인 네이버는 회사가 보유한 강원 춘천 연수원과 일본 도쿄 베이스캠프에서 최대 4박 5일간 워케이션을 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도 시차가 4시간 이내라면 해외 지역에서도 근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2.0’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 7월 격주 단위로 주 4일 일하는 ‘놀금’ 제도를 도입했다.

 

당근마켓은 지난 4월부터 ‘함께 일하기’ 제도를 시범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팀원 3명 이상이 모여 제주와 강원, 남해 등 원하는 곳에서 함께 생활하며 일할 수 있으며 회사는 숙박, 교통, 식비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팀원 간 유대감과 협업 강화를 위해서도 이런 근무 형태를 장려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들의 워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관광을 통해 지역 경기를 활성화 시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워케이션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티몬 등 11개 기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워케이션 예상 수익시장을 토대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약 3500억원의 직접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워케이션의 생산유발효과는 약 4조5000원이며 고용유발효과는 2만7000명에 달했다.

 

지자체들도 기업들의 원격 근무 거점 오피스 등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제30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부산형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아스티호텔에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구축하고 내년까지 인구감소지역(서·동·영도구)과 인구관심지역(중·금정구) 내 위성센터를 10곳 내외로 구축할 예정이다. 또 부산 전역의 특색있는 카페, 코워킹스페이스 등과 협약을 맺고 역외기업들이 원한다면 부산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파트너십 공간’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일하기 좋은 제주’를 내세우면서 워케이션뿐만 아니라 ‘세제혜택 ‘등을 통해 기업 이전까지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내달 4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 홀에서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2022 수도권 제주특별자치도 기업유치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이 밖에도 많은 지자체가 숙박시설과 사무 공간을 갖춘 복합 센터를 만드는가 하면, 아예 ‘워케이션 마을’을 조성하는 지역도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제주도 등 휴양지에 워케이션용 숙소를 지어달라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요새 기업들이 제주도에 부동산을 많이 사들여 워케이션용 거점 오피스를 만들고 있다”며 “사무실 건물보다는 펜션이나 숙소 등을 사들여서 숙소로 리모델링 해달라는 문의들도 많다”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